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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차일목, 1군 떠나던 날…가볍지 않았던 미소

한화 차일목과 조인성. 한화 이글스 제공

가볍게 갈 수 없는 길. 그러나 두 베테랑 포수는 후배들 틈에서 낙심한 표정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20일 오후 2시30분께 대전구장. 비가 떨어지는 가운데 한화 선수들이 실내훈련장을 찾아가는 사이, 조인성(42)과 차일목 (36)은 사복 차림으로 라커룸을 빠져나왔다.

두 포수는 계형철 투수코치와 잠시 인사를 나눴다. 계 코치는 “후배들 공을 잘 받아주기 바란다. (1군에 올라와야하는) 권혁 공도 잘 받아달라”고 했다. 조인성과 차일목은 “펑펑 소리 나도록 잘 받겠다”며 웃음으로 답하며 대전구장을 떠났다.

한화는 이날 1군 엔트리를 조정했다. 조인성과 차일목을 1군에서 내리고, 2군에 있던 포수 허도환을 등록했다.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서 시즌을 맞았던 외야수 이용규도 올렸다.

한화는 지난 17일 두산과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포수 최재훈을 주중 LG전부터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최재훈을 주전을 올리면서 백업으로 허도환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두 베테랑 포수를 보내며 마음이 많이 쓰였다. 1군 포수 조합을 어떻게 맞추는 게 최선일지 며칠간 고민을 한 흔적도 보였다. “조인성은 어깨가 아프고, 차일목은 무릎이 아픈데 열심히 해줬다”고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두 베테랑 포수의 복귀 여지도 남겼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어떤 일이 발생할 지 예단이 어렵다. 더구나 포수는 체력 소모가 많은 자리다. 2군에서 머물 포수들이 어떤 식으로 1군에서 쓰임새가 생길지 또 모른다. 이에 김 감독은 최재훈 영입 이후에도 포수와 관련한 코멘트를 최대한 아꼈다.

프로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두 베테랑 포수의 마음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이들은 1군 엔트리에서는 빠지면서도 형다운 모습은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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