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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충돌한 KGC-삼성, “이관희 파울, 있을 수 없는 일” “고의가 아니라면 괜찮아“

4쿼터를 시작한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안양 KGC인삼공사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이 파울 2개를 연속 범하고 5반칙으로 물러났다. 순간, 푸른색 유니폼의 삼성 원정 응원단에서는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이관희가 2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프 2차전 1쿼터 도중 상대 이정현으로부터 파울 당해 쓰러졌다가 일어난뒤 흥분한 나머지 달려가 몸을 부딪히고 있다. 이관희는 퇴장당했고, 승부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 /KBL 제공

서울 삼성이 23일 경기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 2차전에서 4쿼터 8분여를 외국인선수 없이 뛴 안양 KGC인삼공사를 75-61로 물리쳤다. 원정에서 1승1패를 기록한 삼성은 이틀 휴식 뒤 2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뒤집기에 나선다.

삼성은 전반을 30-36으로 끌려갔다. 경기 초반 이관희가 상대 주포 이정현에게 파울 당한 뒤 곧바로 달려가 고의로 강하게 충돌한 뒤 퇴장당하는 등 과격한 장면도 나왔다. 이후 삼성은 동료의 퇴장에 자극받아 투지를 불태웠으나 KGC 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했다.

이관희가 이정현에게 달려가 온 몸으로 충돌하고 있다. 이정현은 코트에 쓰러졌고, 이관희는 퇴장당했다. /KBL 제공

그러나 삼성은 3쿼터에서만 21-11로 10점을 앞서며 3쿼터를 51-48로 역전한 채 마쳤다. 1차전서 발목 부상을 당해 이날 엔트리에서 빠진 상대 재간둥이 가드 키퍼 사익스의 공백을 파고들었다.

이상민 감독이 하프타임에 주문한 ‘템포 바스켓’이 리카르도 라틀리프(28점·14리바운드), 마이클 크레익(10점)의 연속 골밑 득점과 임동섭(18점·3점슛 4개)의 3점포로 연결됐다.

삼성이 3쿼터 6분여간 17점을 뽑는 사이, KGC는 선수들의 몸놀림이 현저히 느려지며 2점에 그쳐 57-48, 9점차까지 벌어졌다.

KGC가 50-53으로 따라붙은 4쿼터 초반, 라틀리프의 골밑공격을 막던 사이먼이 5반칙으로 물러서며 승부는 급격히 삼성으로 기울었다. 오세근 등 KGC 토종 센터들이 안간힘을 썼지만 라틀리프의 골밑공략과 임동섭의 3점슛을 견디기 힘들었다.

이상민 감독은 경기후 “상대의 사익스 공백이 컸고, 이관희가 초반에 퇴장 당하면서 우리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관희가 이정현 파울에 밀쳐서 화가 났을 것”이라면서 “고의적이면 안되겠지만, (그런 파울은) 썩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평소에 정현이한테 늘 당하는데, 오늘 관희가 거기에 폭발한 것 같다”고 두둔했다.

KGC 김승기 감독은 “프로농구에서 후배가 선배에게 그렇게 달려들어서 파울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에이스를 상대로…”라며 고의성을 의심하는 여운을 남긴 뒤 “하지만 우린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섭섭한 마음을 표시했다. 두 선수는 대학 1년 선후배 사이다.

1차전에서도 과격한 파울이 많이 나오면서 잔부상을 안은 선수가 많았다. 2차전에서는 파울을 둘러싼 충돌과 감정 싸움까지 더해지면서 챔프전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됐다.
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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