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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현주엽, 그의 포부

프로농구 창원 LG의 사령탑이 된 현주엽 신임 감독이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사령탑을 맡게 된 현주엽 신임 감독은 다시 코트로 돌아온 게 너무 좋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현 감독은 24일 잠실구장 내 미팅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자기가 소속돼 있던 팀에서 은퇴를 하고난 뒤 그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라며 “내 입장에서는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농구로 다시 돌아왔기에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포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농구를 원없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시절 ‘오빠 부대’를 이끌고 다녔던 현 감독은 1998년 SK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골드뱅크, KTF(이상 kt)를 거쳐 2005~2009년 LG에서 뛴 뒤 은퇴했다. 이후 방송 해설을 하다가 이번에 다시 코트에 돌아왔다.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 8위에 그치며 2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고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도 없다. 그런 팀을 맡았기에 현 감독의 책임이 막중하다.

현 감독은 “최근 LG 선수들 경기하는 것을 봤을 때 자신감이 좀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떤 선수든 경기에 나갔을 때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LG가 우승이 없다. 우승에 목말라 있는데 우승을 원하는 간절한 마음은 나나 창원 시민들이나 같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자기 자리를 찾고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할 것임을 천명했다. 현 감독은 “선수 생활하면서 느꼈던 점은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때로는 선수 편에 서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 감독에 대해 주위의 평가는 엇갈린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감독을 시작하는 만큼 많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 감독은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선수 때 굉장히 많은 경기를 했고, 은퇴한 뒤에는 해설을 하면서 폭 넓게 농구를 새로이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감독이 됐을 때 가장 많은 축하를 해준 사람은 바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장훈이었다. 둘은 휘문고 1년 선후배 사이다. 현 감독은 “(서)장훈이 형이랑 통화를 7번 정도 한 것 같다. 끊고 또 하기를 반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훈이 형 스타일이 자기가 말할 것만 말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그냥 고맙다, 잘하겠다, 도와달라고만 했다. 본인도 다시 (농구계로) 오고 싶어하는데 나보고 앞에 빨리 치워놔야 자기도 갈 수 있다고 했다. 나한테 잘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 문경은 서울 SK 감독, 김승기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 등 1990년대 농구대잔치를 호령했던 스타 선수들이 지도자가 되고 있는 최근 흐름에 현 감독도 가세하게 됐다. 현역 시절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했던 현 감독인만큼 초보 사령탑이라도 호락호락하게 물러설 생각은 없다. 특히 이상민 감독을 향한 승부욕이 남다르다.

현 감독은 “(이)상민이 형, (문)경은이 형이랑은 친하고 얘기도 많이 한다”며 “예전에 LG에서 뛸 때 삼성이랑 해서 이기면 더 좋았다. 당시 상민이 형이 있는 팀이 워낙 잘했다”며 “우리가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KGC나 삼성 모두 다 이겨야 하는 팀이기는 하지만, 삼성을 가장 이겨보고 싶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 감독은 내년 시즌 목표를 소박하게 ‘6강 진출’로 잡았다. 현 감독은 “목표를 처음부터 너무 높게 잡으면 안될 것 같다. 그래도 LG 전력이면 단기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봄 농구를 하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밝혔다.

선수들에게는 ‘강훈련’을 예고했다. 현 감독은 “예전 선수들은 휴가를 받으면 체중도 불고 운동도 많이 안했는데, 요즘은 다들 알아서 잘 하고 있다. 내가 훈련을 많이 시킬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그런것 같다”며 “내가 카리스마가 없어 보이는 것 같은데, 상견례를 하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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