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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이 추억하는, 그리고 기대하는 현주엽 감독

프로농구 창원 LG 조성민(왼쪽 끝)과 김종규(오른쪽 두 번째), 기승호(오른쪽 끝)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현주엽 신임 감독 기자회견이 끝난 뒤 현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현주엽 감독을 맞은 창원 LG 선수들은 저마다 기대감을 나타냈다.

24일 잠실구장 내 미팅룸에서 열린 현 감독의 기자회견에는 조성민과 김종규, 기승호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준비한 꽃다발을 현 감독에게 전했고, 현 감독은 웃음으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조성민은 “예전에 감독님이 농구대잔치에서 뛸 때 감독님 브로마이드도 가지고 있었다”며 “프로에 데뷔한 뒤에 LG를 많이 상대했지만, 감독님과는 포지션이 달라 매치업이 되는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에는 정말 어마어마하셨던 분”이라며 존경심을 감추지 못했다.

현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가장 만만히 보는 선수로 조성민을 꼽았다. 그만큼 허물없이 자신에게 다가온다는 의미였다. 조성민도 현 감독과의 상견례 자리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조성민은 “아직 날짜는 안 잡혔지만, 감독님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라 생각하고 허물없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규는 이날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선수다. 현 감독이 기자회견 도중 “가장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선수가 김종규지만 가장 실망스러운 것도 김종규, 가장 발전해야 할 선수도 김종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민구(KCC), 두경민(동부)과 함께 ‘경희대 3인방’을 이루던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김종규는 프로 데뷔 후에는 이렇다 할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김종규는 현 감독의 말에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김종규는 “그만큼 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 아닌가 싶다. 감독님 스타일은 잘 모르지만 감독님에게 맞춰가는 것이 선수의 역할이다.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보겠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LG를 떠난 적이 없는 기승호는 3명 중 유일하게 현주엽과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는 선수다. 기승호는 “그 때 감독님이 최고참이고 내가 막내였는데 룸메이트였다. 그 때는 눈도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무서웠다”며 “그러나 감독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신인 시절을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현 감독은 농구계에서도 소문난 ‘주당’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승호도 현 감독과 선수 시절 술을 마신 추억이 있다. 기승호는 “선수 때는 다 같이 모여서 먹었는데, 항상 같이 먹으면 눈을 떴을 때 내 방이었다”며 “이제 선수와 감독님으로 또 만났으니 다시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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