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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논란 K리그’ 선수는 심판 속이지 말고, 감독은 심판 탓하지 말라

주말 프로축구에서 두 차례 오심 논란이 있었다. 지난 22일 인천-서울전 전반 30분 인천이 서울 골망을 흔들었다. 부심은 그러나 크로스가 골라인을 넘었다며 노골을 선언했고 인천 이기형 감독은 “오심”이라고 말했다. 늦게 자리를 잡은 부심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깃발을 든 게 실수였다.

같은 날 강원-수원전. 수원이 2-1로 앞선 후반 막판이었다. 강원 크로스가 수원 조원희 몸에 맞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수원 골키퍼가 페널티킥을 막아 승리했기에 망정이지 만일 2-2로 비겼다면 수원도 가만있지 않았을 게다. 공은 조원희 어깨에 맞았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심판도 사람이다. 그래서 틀릴 수밖에 없다. 잘해도 칭찬받지 못하는 반면 실수하면 엄청난 욕을 먹는다. 그래도 심판은 꼭 필요한 존재이며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그걸 K리그 선수와 감독들은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

K리그 선수들은 ‘유리몸’이다. 걸핏하면 넘어져 심판만 본다. 그러면 심판도 휘슬을 분다. 경기는 자꾸 끊기고 긴박감은 떨어진다. 그게 지금 K리그다. 유럽 선수들은 몸싸움 도중 넘어지는 것 자체를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까지 볼을 쫓고 볼을 빼앗겨도 상대를 당기거나 걷어차는 행위는 삼간다. K리그 감독들은 적잖게 심판을 탓한다. 유럽리그 감독도 그렇지만 어쨌든 심판탓 발언은 자기 자신과 선수들이 외부요인에 의존하는 나약한 존재임을 알릴뿐이다.

인천 이기형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처럼 선수가 속임수만 일삼는다면 아무리 좋은 심판도 소용없다. 판정에 대한 불만 토로는 심판의 심리적 위축을 낳고 과다 휘슬, 또 다른 오심으로 이어진다. K리그는 지난달 서울-광주전 페널티킥 오심으로 심판이 그만두는 등 큰 홍역을 치렀다. 이후에도 다른 판정 논란이 계속되자 심판들은 무척 위축돼 있다.

판정은 플레이에서 비롯된 파생물이다.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건전하고 플레이가 정정당당하다면 오심도 준다. 반대로 선수들이 심판을 속이려고 하면 막을 수 없다. 지난 23일 첼시전에서 손흥민의 깨끗한 태클에 빅터 모지스가 크게 넘어졌다. 결국 부심은 깃발을 들었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오심에 가까운 판정이었다.

지난주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2-4로 패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넣은 3골 중 2골이 오프사이드였지만 6심제로 구성된 심판진이 그걸 놓쳤다. 카를로 안첼로티 뮌헨 감독은 “실력이 좋은 심판이 배정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판정은 번복될 수 없고 그것도 경기의 일부분이기 때문일 게다.

요즘 국내에는 K리그는 외면하지만 유럽축구는 선호하는 팬들이 많다. 이들은 “K리그는 수준이 낮은 데다 플레이도 자주 끊기는 불량품”이라고 말한다. K리그 선수와 감독들이 오심을 유도하거나 판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게 K리그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지 모른다.

K리그 선수, 감독들은 자신을 먼저 살펴보기를 바란다. “심판 수준이 형편없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들의 실력과 자세가 세계 정상급인지 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모든 경기에 페어 플레이 깃발을 앞세운다. 페어플레이 깃발 뒤로 선수들이 따라 나온다. 왜 그럴까. K리그 선수와 감독이 곱씹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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