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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과 퇴출 사이…‘10명 중 5명’ 외인타자들 2군행 러시

kt 조니 모넬, SK 대니 워스, 삼성 다린 러프

외국인 타자들이 줄줄이 2군으로 향하고 있다.

kt는 24일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모넬은 개막 이후 18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55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에 머물렀다.

지난 23일 한화전에서 모넬을 선발 제외한 김진욱 kt 감독은 “이제는 상대가 어떻게 승부해오는지도 다 아는 시점이다. 이 상태로 계속 출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며 “변화를 줄 때가 됐다. 모넬과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결국 모넬은 휴식일인 24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외국인 타자의 2군행은 매우 드물다. 국내 타자로 따지면 모두 수억원대 초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다. 대부분 중심타자로 전력의 핵심인 데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올해 외국인 타자의 2군행은 모넬이 벌써 5번째다. 앞서 10일 SK 대니 워스와 한화 윌린 로사리오가 2군에 갔고 17일에는 넥센이 대니 돈을, 22일에는 삼성이 다린 러프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 가운데 로사리오가 21일 1군에 복귀해 현재 10개 팀 외국인 타자 가운데 4명이 2군에 있다.

성적은 모두 처참하다. 워스는 시범경기부터 어깨 부상을 당해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뛰지 못하고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나마 3경기에서 9타수 1안타를 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타격은 가능하지만 수비를 하기 어려웠던 워스는 현재도 2군에서 실전을 치르지 못하고 훈련만 하고 있다. 대니돈은 9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24타수 3안타)를 기록한 뒤 2군에 갔다. 지난 시즌 넥센에서 타율 2할9푼5리 16홈런 70타점을 기록해 재계약했지만 올해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벤치를 지키다 엔트리 제외됐다. 20일부터 출전하기 시작한 퓨처스리그에서는 13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러프의 부진은 삼성이 최하위로 시즌을 출발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삼성이 올시즌 4번타자로 기대하고 총액 110만달러에 영입한 러프는 18경기에서 타율 1할5푼(6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에 머물다 2군에 갔다.

외국인 타자의 2군행도 결국 기대하는 효과는 국내 타자들의 2군행과 같다. 부담을 털고 퓨처스리그에서 차분히 실전을 치르며 타격감을 회복하라는 데 있다. 지난해 두산에 입단해 KBO리그에 데뷔한 닉 에반스도 딱 이맘때 2군에 갔다. 18경기에서 타율 1할6푼4리(61타수 10안타)1홈런 5타점에 머물다 4월24일부터 5월5일까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군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에반스는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복귀 뒤 5월에 출전한 22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 7홈런 21타점으로 폭발한 끝에 지난해 최강 외국인 타자로 우뚝 올라섰다.

올해도 가장 먼저 2군행을 경험하고 온 로사리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허리와 발목 통증을 호소해 2군에 갔지만 개막후 성적도 7경기에서 타율 1할7푼2리(29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에서 머물렀던 로사리오는 2군에서 3경기를 거친 뒤 지난 21일 복귀 이후 나선 지난 주말 kt 3연전에서 홈런 2개 포함 15타수 4안타로 4타점을 올리며 회복세를 보였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가기 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에게 2군행은 교체 직전의 ‘마지막 경고’라고 볼 수 있다. 2군에 머무는 기간과 그 뒤 달라질 모습에 따라 올시즌 이들의 운명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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