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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스포츠로 세상을 건강하게’…전문 제작업체 ‘휠라인’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

장애인 스포츠 휠체어 농구에 나서는 선수들의 휠체어는 100% 맞춤 제작된다. 격렬한 충돌과 스피드 싸움이 벌어지고,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휠체어 농구에서 휠체어는 선수들의 몸이나 다름없다.

휠체어 스포츠가 활발해지면서 장애인 스포츠 용품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스포츠용 휠체어를 생산하는 기업은 딱 한 곳 뿐이다.

맞춤형 스포츠 휠체어 제작업체 휠라인의 금동옥 대표가 경기 광주 생산공장에서 생산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경기 성남과 광주에 각각 본사와 생산라인을 두고 있는 ‘휠라인’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맞춤형 휠체어 제조업체다. 휠라인의 휠체어는 국내 30여개 휠체어 농구팀에서 90%이상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10%는 수입품이다. 럭비, 테니스, 댄스스포츠, 사격, 펜싱, 배드민턴 등 육상을 제외한 모든 휠체어 장비를 휠라인이 공급하고 있다.

2001년 설립 이후 생활용 휠체어 제작, 판매에 주력하다가 2006년부터 스포츠용으로 눈을 돌려 한 길을 걸어온 게 독보적 위치에 서게 된 계기다.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에도 대리점을 두고 해외마케팅을 통해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이쯤되면 기업규모가 대단할 것 같지만, 사실 휠라인은 전 직원 20명에 지난해 연매출이 12억원 밖에 안되는 작은 회사다. 생산 공장도 반자동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영세업체다. 지난해 생산한 휠체어는 총 242대에 불과하다. 대당 가격이 200만~600만원의 고가이고,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게다가 수요가 적어 사실상 경쟁기업조차 없다.

휠라인은 2011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아 3년간 2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이 된 직후 오히려 경영이 악화돼 2012년엔 법인회생 절차를 밟기도 했다. 1993년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안은 금동옥 대표(45)가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장애인들을 향한 일념으로 지켜온 초심과 의지가 아니었다면 국산 스포츠용 휠체어 생산은 어려웠을 것이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로부터 인정받고,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협력업체로 함께 일했다. 생활이 어려운 장애우를 위해 휠체어와 기금을 지원하고, 각종 대회에 애프터서비스(AS)팀을 파견하는 등 사회공헌에 앞장서왔다. 이 공로로 회사와 금 대표는 대통령표창(2012·2016년) 등을 받았다.

휠라인의 꿈은 더 많은 장애우들이 활발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00만원대 저가제품도 개발 중이고, 해외수출량도 늘려가고 싶다. 여전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휠라인에 사회공헌 차원에서 대기업의 관심을 바라는 이유다.

금동옥 대표는 “저희가 생산하는 휠체어를 통해 장애인 스포츠가 더 활성화되고, 많은 분들이 행복해지면 좋겠다”며 더 좋은 제품, 더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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