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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선두타자로만 3차례 출루…롯데 타선의 현실

2회 시즌 7호 홈런을 친 롯데 이대호(오른쪽). 롯데 자이언츠 제공

타순에 변화를 줬어도 이대호의 ‘원맨쇼’는 여전했다.

이대호는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4번 1루수로 출장해 4타석 모두 출루해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의 기록은 3타수 3안타 1타점 1홈런 1볼넷 2득점이었다. 특이한 것은 세번째 타석까지 모두 선두타자로 출루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뛰었던 이대호는 같은 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있었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KBO리그에서 다시 만났다. 미국에서 비야누에바에게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던 이대호는 이날 재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날 0-1로 뒤진 2회 첫 타석을 맞이한 이대호는 비야누에바를 상대로 2구째 128㎞짜리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승부를 1-1, 원점으로 만들었다.

4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비야누에바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이 안타는 추가 득점의 발판이 됐다. 비야누에바의 폭투로 이대호는 2루로 진루했고 후속타자 강민호는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어 김문호의 투수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득점 찬스에서 정훈 타석 때 다시 폭투가 나와 이대호는 홈을 밟았다. 정훈의 희생플라이로 롯데는 1점을 더 추가해 3-1로 달아났다.

6회에도 가장 먼저 타석에 들어선 이는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비야누에바와 8구째까지 씨름하다 좌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비야누에바는 글러브를 다른 한 손으로 때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대호는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다.

이처럼 이날 롯데가 뽑아낸 3점은 모두 이대호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현재 롯데 타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앞 타순에서 기회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4번 타자가 세 차례나 선두타자로 나서게 됐다.

롯데는 지난주 6경기에서 1승 5패에 그쳤다. 타선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경기당 평균 3점을 뽑아냈는데 승부를 뒤집을만큼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결국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타순에 변화를 줬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섰던 손아섭을 2번에, 5번 타자였던 최준석을 3번 타순에 전진배치했다. 조 감독은 “타격은 사이클이다. 항상 잘 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도 롯데는 타선의 변화에 큰 덕을 보지는 못했다. 손아섭은 4타수 1안타에 그쳤고 최준석도 안타 하나만 뽑아내는데 그쳤다. 이대호 외에 해결사가 없다는 점은 롯데가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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