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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승’ 류제국 “아직은 걱정이 앞선다”

프로야구 LG의 오른손 에이스 류제국(34)이 무서운 기세로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4승을 쓸어담았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류제국은 “요즘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타선의 득점 지원과 수비의 도움으로 승을 챙겨가고 있는 중”이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지난해 류제국은 국내 리그 복귀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인 13승을 거뒀는데 이 중 8승이 후반기에 나왔다. 6월에 들어서야 4승째를 따냈던 것을 고려하면 올 시즌은 승리를 기록하는 속도가 어느 해보다도 빠르다. 이런 흐름이라면 15승을 넘어 20승 언저리도 욕심내 볼 만하다.

그는 “보통은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좋았다. 올해는 전반기부터 좋은 페이스로 가고 있으니 신기하다”면서 “이런 페이스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고 털어놨다.

LG 류제국.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류제국은 “올해는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다”며 몸을 낮췄지만 그를 만났던 상대 타자들은 똑바로 오는 직구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36㎞로 매우 빠른 편은 아니지만 공이 많이 휘어져 들어와서 치기 까다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구 구사 비율은 평균 41.1%다.

그는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지난 14일 kt전에서 7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2의 성적을 거뒀다.

토종 에이스의 활약은 LG의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는 데이비드 허프와 헨리 소사, 류제국,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앞세워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허프가 개막 직전 무릎 부상으로 이탈해 잠시 위기를 맞는 듯 했으나 류제국과 소사(3승), 차우찬(2승)이 9승을 합작한 덕분에 11승10패(4위)로 순항 중이다.

팀 분위기도 좋다. 2년째 주장을 맡고 있는 류제국은 “선수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해서 그런지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더 좋다”며 “다들 너무 재미있게 하니까 ‘이렇게까지 재미있어도 되나’ 오히려 걱정스러울 정도”라며 웃었다.

현재 류제국 앞에 놓여 있는 과제는 컨디션을 끌어올려 가능한 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는 “컨디션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즌은 길다”며 “날씨가 경기하기에 아직 쌀쌀한데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5시즌 동안 통산 42승을 챙긴 그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100승을 채우고 은퇴하고 싶지만 나이가 있다보니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며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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