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발 루키’ 임기영, KIA의 개막 한달을 결정지었다

KIA 임기영. KIA 타이거즈 제공

임기영(24·KIA)이 없었더라도 KIA는 지금 1위에 있을까. 올해 선발로 데뷔한 임기영이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임기영은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6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KIA의 11-3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후 4차례 선발로 나선 임기영은 3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3승째를 올렸다. 팀내 첫 완봉승을 기록했던 18일 kt전에 이어 일주일 만에 나선 임기영은 초반부터 자신있게 공을 뿌렸다. 1회 초 이승엽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았지만 2회 말 바로 역전시킨 타선의 도움의 힘입어 다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며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노련해지는 임기영의 등장은 실질적으로 시즌 초반 KIA가 선두를 달리는 데 대단히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임기영은 완벽한 4선발 역할을 하고 있다.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4승을 거둔 가운데 임기영은 3승을 거뒀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에 그치고 있는 팻딘까지 더해 KIA는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KIA는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젊은 투수들끼리 경쟁을 붙였고 그 가운데서도 임기영은 돋보이는 후보는 아니었다. 그러나 개막과 함께 기회를 잡은 임기영은 안정적인 피칭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KIA는 사실상 3선발로 시즌을 치렀다. 양현종, 헥터와 함께 외국인 투수 지크 스프루일이 전반기에 활약했지만 그나마 후반기 부진해 양현종과 헥터의 부담이 높아졌다. 임기영이 나타나 KIA는 지난해 없었던 4선발을 갖게 됐다.

언더핸드 선발 역시 추가됐다. 올해 KIA는 이전에 비해 다양한 유형의 선발을 갖추고 있다. 좌완 선발은 양현종이 유일했지만 팻딘이 입단하면서 왼손 선발 2명을 보유했다. 선발 유형이 다양하면 상대 팀 특성에 따라 맞춰 투입할 수 있고 다른 유형의 선발을 연속 배치해 까다롭게 승부할 수 있다. 좌완이 한 명 추가된 데다 언더핸드인 임기영이 가세하면서 KIA 선발진은 한층 두터워졌다.

임기영은 무엇보다 개막 직전 갑자기 ‘공석’이 됐던 선발 한 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올해 KIA가 주목받은 이유에는 타선 보강과 함께 선발진이 탄탄하리라는 기대도 포함됐다. 부상 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올 김진우에 대한 기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4선발로 낙점받았던 김진우가 시범경기 첫 등판을 앞두고 옆구리를 다쳐 재활로 이동하면서 KIA는 개막을 앞두고 4·5선발 고민을 해야 했다. 사실상 ‘비상 사태’였지만 임기영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피칭으로 아예 4선발로 자리잡았다. 이제 김진우도 팀에 합류했다. 김진우까지 활약한다면 KIA 선발진은 더 강해진다.

임기영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노력이 결과적으로 KIA의 개막 한 달을 ‘최고’로 만들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