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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시 톰슨법?’ 비디오 판독 증거 채택 제한하는 새 골프룰 발표

세계 골프를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R&A가 비디오 증거를 제한하는 골프규칙을 발표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렉시 톰슨(미국)의 마크 실수를 시청자가 제보함으로써 발생한 파문과 관련해 두 기구가 신속하게 반응한 것이다.

비디오 증거 채택을 제한하는 새 골프 규정이 발표됐다. 이달초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시청자 제보로 우승자가 바뀌게 되는 등 규정 개선 필요성에 따라 세계 골프를 관장하는 두 기구가 신속히 대응한데 따른 조치다. /게티이미지 이매진스

즉시 발효되는 새 골프규칙 34-3/10에 따르면 우선 육안으로 판별하기 힘든 룰 위반에 대한 비디오 증거 채택이 제한된다. 이 조항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발생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의 연장전 벙커샷 장면이다. 당시 노르드크비스트는 브리타니 랭(미국)과 연장전을 벌이던 중 벙커샷 상황에서 백스윙 때 모래알 몇 톨이 미세하게 움직인게 고해상도 줌인 카메라에 잡혀 2벌타를 받고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당시에도 맨 눈으로는 알 수 없었던 규정 위반을 첨단 기기가 잡아낸 것이어서 논란이 됐다.

두 번째는 선수가 룰에 근거해 합리적인 판단 기준에 따라 신속하게 이행했을 때 비디오 판독이 제한된다. 이는 지난달 초 USGA와 R&A가 제시한 규칙 개정안 30개 항목 중 하나였다. 다소 모호한 이 표현은 볼이 해저드에 빠졌을 때 어느 장소에서 드롭을 하느냐, 마크를 한 뒤 공을 어디에 내려놓느냐 등에 관한 규정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룰에 따라 합리적으로 플레이 했다면 나중에 비디오 판독 등을 통해 실수가 밝혀지더라도 정당하다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 조항이 바로 ‘렉시 톰슨법’에 해당한다. ANA 인스퍼레이션 당시 렉시 톰슨은 3라운드 17번홀(파3)에서 마크 실수로 공을 조금 옮겨 놓고 플레이 한 것이 다음날 시청자 제보로 밝혀지는 바람에 총 4벌타를 받고 무너졌다.

당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은 “시청자가 안방에서 심판이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LPGA는 두 기구의 발표에 환영의사를 밝히고 있다. PGA 투어 선수들은 “이제 첫 발을 뗀 것”이라고 반겼고 LPGA 사무국은 트위터를 통해 “USGA와 R&A가 이렇게 신속한 조치를 내려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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