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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스포츠 희망을 찾아서⑥] 이규성 장학사가 말하는 학교체육의 중요성

체육의 교육적 목표는 덕의 완성이다. 우리나라 최초 교육기관인 고구려 경당은 문무를 겸비한 인재 양성을 위해 송경습사(誦經習射), 즉 음악과 체육을 가르쳤다. 고대 그리스 교육과정에도 음악과 체육이 들어갔고 고대 중국 교육과목인 ‘육예(六藝)’에도 체육을 의미하는 예(禮), 사(射), 어(御)와 음악을 뜻하는 악(樂)이 포함됐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음악과 체육을 중시한 것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자기관리역량)과 다른 사람을 아는 것(대인관계역량) 등 배움의 궁극적인 두가지 목표를 이루는데 음악과 체육만 한 게 없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즉 체육은 체덕지(體德智)의 완비를 뜻한다.

이규성 장학사

현재 체육은 신체활동(기능) 중심의 경쟁과 탁월성만이 강조되고 있다. 신체활동 기능 우수자를 ‘특기자’라고 불렀고 운동으로 상급학교 진학도 가능해졌다. 정유라 사건은 ‘특기자’ 제도를 이용한 결과물이다. 체육은 신체활동 기능이 뛰어난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삶의 올바른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나침반이 돼야 한다.

요즘 체육교육은 남을 이기는 경쟁중심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역량중심으로 옮아간다. 역량중심 교육은 3C(Competency 역량·Character 인성·Career 경력) 함양이 목표다. 많은 체육교사들은 추구하는 체육수업도 마찬가지다. 잘 뛰는 학생뿐만 아니라 체육기사를 잘 쓰는 학생, 심판을 잘 보는 학생, 기구를 잘 관리하는 학생, 경기를 잘 운영하는 학생도 모두 체육을 잘하는 학생이다. 이런 체육교육을 받으면 평생 체육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다.

어느 날 한 고교 국어 교사가 물었다. “체육수업을 마친 학생들의 표정은 밝은데 왜 국어수업 이후에는 안 그렇죠?” 나는 답했다. “체육은 심신에 쌓인 걸 빼고 비우기 때문입니다.”

학생 입장에서 교육은 안으로 넣기, 밖으로 빼기로 구분된다. 교실 수업은 안으로 넣기다. 그게 과도하면 심신이 무거워진다. 반면 체육은 밖으로 빼기다. 비우고 가벼워지는 것이다. 자신을 비운 공간에 부모, 친구, 교사 등 타인이 채워지면 소통(疏通)이 이뤄진다. 이게 소통의 한자적 의미다.

세계적인 자기경영서에도 체육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열정과 끈기를 이야기한 <GRIT>, 잠재역량 발현을 위해 셀프2를 강조한 <이너게임>, 운동을 통한 최적의 뇌 만들기를 역설한 <운동화 신은 뇌>도 체덕지 완성의 차원에서 체육을 삶에 적용시켰다. 이게 체육교육의 참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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