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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2군·몸값 반비례·존재감 제로…외국인 선수가 팀 울린다

2군에 가 있는 넥센 션 오설리반, 삼성 다린 러프, SK 대니 워스

2017년, 유난히 외국인선수로 인한 팀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넥센은 지난 26일 투수 앤디 밴헤켄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25일 두산전 등판 이후 어깨 통증이 생긴 밴헤켄이 자리를 비우면서 넥센은 1군에 외국인선수가 한 명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투수 션 오설리반과 타자 대니 돈이 이미 지난 17일에 먼저 2군으로 이동해있다. 오설리반의 부진이 심각했다. 넥센이 구단 사상 처음으로 100만달러 넘게 투자한 오설리반은 2경기에 선발 등판해 총 7이닝 13실점으로 부진하자 불펜으로 이동했지만 중간 계투로 나선 1경기에서도 1이닝 1실점으로 패전하자 엔트리 제외됐다. 외국인 선수 부진 속에 연패를 반복하던 넥센은 밴헤켄까지 부상 당해 당분간 외국인 투수 없이 마운드를 운영해야 한다.

삼성은 최하위로 처진 와중에 몸값과 활약이 반비례 하는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더 울고 싶은 처지다.

27일 현재 1군에는 투수 재크 페트릭밖에 없다. 페트릭은 삼성 외국인선수 가운데 유일한 ‘효자’다. 5경기에 선발로 나서 3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평균자책 3.62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첫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10개 팀 외국인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45만달러에 계약하고도 수준급 활약을 하는 중이다. 그러나 정작 100만달러 이상을 준 선수들은 2군에 가있다. 삼성이 기대한 투수는 앤서니 레나도였다. 105만달러를 주고 영입해 에이스 활약을 기대했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한 경기도 던지지 못한 채 빠져있다. 삼성이 새 4번 타자로 기대를 건 다린 러프 역시 110만달러를 받았지만 타율 1할5푼 2홈런 5타점에 머물다 지난 22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잘 나가는 SK도 외국인 선수 고민은 있다. 없어도 티가 나지 않을 정도다.

개막 이후 에이스 메릴 켈리 외에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러오고 있다. 스캇 다이아몬드는 아내의 출산을 위해 미국에 다녀오느라 지난 19일에야 데뷔전을 치렀다. 4이닝 1실점과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1승을 챙겼지만 SK는 다이아몬드 없이도 초반에 별 문제 없이 선발진을 꾸릴 수 있었다. 지난 4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2군에 내려가 훈련만 하고 있는 타자 대니 워스의 존재감은 더욱 약하다. 19일까지 7연승을 달리는 등 개막 6연패 뒤 상승세를 탄 SK는 벌써 홈런을 37개나 터뜨리면서 타격의 힘으로 상위권에 진입해있다. 외국인 타자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NC는 토종 선수들 부진 속에 외국인 선수들이 맹활약해준 덕에 2위까지 올라섰다.

무려 180만달러를 주고 영입한 새 에이스 제프 맨쉽이 5승으로 다승 선두 대결을 펼치며 몸값을 톡톡히 하고 있고, 5시즌째 NC에서 뒤는 에릭 해커도 2승을 거두고 평균자책 2.31로 잘 던지고 있다. 에릭 테임즈가 떠난 자리로 온 새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는 타율 3할2푼 8홈런 18타점으로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다. 26일 kt전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홈런왕 경쟁권에 진입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우리 팀은 외국인 선수 걱정은 없다. 토종 선수들만 잘 해주면 된다”며 세대교체에 들어선 국내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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