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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 ‘더 느림’으로 유희관과 맞대결서 승리

LG 류제국이 7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두산 유희관(31)은 느린 공을 트레이드 마크로 리그 정상의 좌완으로 우뚝 섰다. LG 우완 류제국(34)은 더 느린 공을 던졌다. 구속 뚝 떨어뜨린 오프 스피드 피칭으로 유희관과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9일 잠실 두산-LG전. 볼배합을 아는 두 베테랑 투수가 만났다. 유희관은 최고 구속 132㎞에 머문 패스트볼과 평소와 비슷한 내용의 피칭을 했다. 류제국은 최고 구속으로는 141㎞로 유희관에 앞섰지만 두산 타자들을 잡은 무기는 빠른 공이 아니었다.

류제국은 5.1이닝 동안 6피안타 3실점하면 투구수 102개를 기록했는데, 그 중 24개의 공을 최저구속 103㎞까지 떨어뜨린 ‘초저속 커브’로 던졌다. 고비 때마다 타자 머리 위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수직 낙하하는 듯한 커브로 위기를 넘어갔다.

LG는 10-4로 대승하며 5연승을 달렸다. 2009년 이후 8년만에 두산과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스윕에도 성공했다. 또 2012년 5월18일에서 20일까지 이어진 잠실 맞대결에서 3연승을 한 뒤 1813일 만에 두산전 스윕 승을 다시 맛봤다.

류제국은 시즌 6승(1패)째를 따냈다. 유희관이 5.1이닝 11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진 가운데 흔들릴듯 다시 일어나 승리투수 타이틀을 차지했다.

LG 타선에서는 박용택이 빛났다. 박용택은 6타수 2안타 6타점의 영양가 만점짜리 활약을 했다. 2회초 우중간 3루타로 선취 2타점을 올린 뒤 4-2이던 6회에도 2타점 적시타로 두산의 추격 의지에 제동을 거는 등 필요할 때마다 타점을 사냥했다.

LG는 시즌 20승12패로 2위 NC를 0.5게임차로 추격하며 선두 KIA를 3게임차로 쫓고 있다. 선두권 싸움에 불을 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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