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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가 낳고 ‘슈스케’가 기른 ‘마틴 스미스’ “저희 두고 볼 게 많은 팀입니다” [인터뷰]

마틴 스미스? 그들의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마련이다. 이게 사람의 이름일까? 아니면 회사의 이름일까? ‘마틴’이라는 이름은 우선 날랜 기타 브랜드와 이름이 같다. ‘스미스’는 보통 ‘대장장이’의 뜻으로 쓰이는 영미권의 흔한 성(姓). 어떤 뮤지션의 이름과도 같은 팝 듀오 ‘마틴 스미스’는 그렇게 탄생했다.

2013년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 시즌5>의 5위권에 안착한 이들은 차근차근 데뷔를 준비해 지난해 5월 데뷔 싱글 <알고 싶어>를 발매했다. 1년이 남짓 지난달 말 ‘봄 캐럴’ <봄 그리고 너>로 돌아왔다. 노래와 작곡에 관심이 많은 멤버 정혁과 프로듀싱에 좀 더 관심이 많은 전태원, 두 명의 청년은 투닥투닥 티격태격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다가도 서로의 영역은 정확히 존중하는 ‘모범적인’ 듀오의 모습을 보였다. 그들의 작은 시작, 훗날 역사는 그들을 어떻게 평가할까. 그냥 흔한 듀오? 아니면 ‘사이먼 앤 가펑클’급 전설의 뮤지션?

엠넷 ‘슈퍼스타 K7’ 출신으로 지난 달 신보 ‘봄 그리고 너’를 발매한 팝듀오 마틴스미스 정혁(왼쪽)과 전태원이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저는 노원구 출신이고 태원이형은 안산에 살았거든요. 그래서 항상 4호선 사당역이 중간이어서 만나곤 했어요. 처음에는 팀 이름 후보가 많았죠. ‘4호선의 기적’ ‘겨울에 반팔티’ ‘아마추워’. 장난을 쳤죠. 밴드를 하면 꼭 ‘스미스’를 넣어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곡을 짓고 제련하는 대장장이.”(정혁)

“일단 ‘스미스’로 시작했죠. 또 축구선수 ‘앨런 스미스’ 등 별 이름이 다 붙었어요. 사실 제가 예전에 너무 사고 싶었던 게 ‘마틴’ 기타였어요. 기타리스트 ‘마틴 테일러’도 있고요. 저희 상황에는 이 이름이 가장 맞는 것 같았어요.”(전태원)

이들이 지난 달 말 조금 늦게(?) 낸 ‘봄 캐럴’ <봄 그리고 너>는 청량한 기타 소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디 사운드가 촘촘이 박힌 경쾌한 팝 넘버다. 3년 전 전태원이 지은 곡으로 봄 시작 전 차가운 연습실에서, 외롭고 쓸쓸한 감성을 몰아내는 희망을 노래했다. 봄이 한창일 때 그 봄을 찬양하는 노래로 들릴 수 있지만 또 시간이 지나 쓸쓸히 봄을 추억할 때도 제격이다.

“지난 데뷔 싱글보다는 자연스럽게 더 음악적인 공을 들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해요. 팀이 한 발 한 발 더 나아가는 느낌을 받아요.”(전태원)

엠넷 ‘슈퍼스타 K7’ 출신으로 지난 달 신보 ‘봄 그리고 너’를 발매한 팝듀오 마틴스미스 정혁(왼쪽)과 전태원이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두 사람은 현재 젊은 뮤지션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문화가 된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즐겼다. 전태원의 팀 버스킹을 즐겨보던 정혁은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즉석에서 팀에 합류해 연주와 노래를 함께 했다. 서울대공원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둘은 곧 의기투합해 <슈퍼스타K 7>에도 함께 한다. 비록 가장 높은 곳까지 닿지는 못했지만 길거리에서 느낄 수 없었던 무대의 짜릿함은 이들 음악 인생의 큰 변곡점이 됐다.

“<슈퍼스타K>를 지원하냐 마냐 하는 상황이었는데, 정말 재밌는 건 둘 다 지원을 이미 해놨더라고요. 2개월 동안 함께 하기로 하고 40번이 넘는 버스킹으로 스스로를 단련했죠. 결국 이 팀이 지금까지 왔습니다.”(전태원)

이들은 방송 출연 이후 ‘비트버거’ ‘리플렉스’ ‘스테레오 타입’ 등의 팀이 속해 있는 레이블 ‘브이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고 본격적으로 프로 뮤지션으로서의 수행에 들어갔다. 길거리에서 공감을 주제로 부르던 노래는 스튜디오 안에 들어오면서 좀 더 세밀하고 탄탄해졌고, 공연만 할 때는 모르던 욕심도 서로의 마음에서 움텄다.

“가수의 꿈을 키울 때 제이슨 므라즈 같은 ‘원맨밴드’(혼자서 각종 연주와 작곡, 작사, 프로듀싱을 다 하는 밴드) 스타일을 지향했어요. 언제든 자가 생산을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노래를 쓸 때도 나중 해외시장을 생각해서 영어로 쓰기도 하고요.”(정혁)

전태원은 직접 나서는 일도 좋지만 프로듀싱을 통해 음반의 전반적인 부분을 다듬는데 신경쓰고 있다. 마틴 스미스는 올 여름 또 다른 EP 앨범을 계획하고 있고 ‘레인보우 아일랜드 페스티벌’ 등 여름철을 맞은 야외 공연을 틈타 대중 속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모두 한 곡씩 노래를 선보여 예열을 하는 느낌을 줬다면 이제 앨범을 통해 본격적으로 ‘마틴 스미스’만의 음악을 알릴 예정이다.

엠넷 ‘슈퍼스타 K7’ 출신으로 지난 달 신보 ‘봄 그리고 너’를 발매한 팝듀오 마틴스미스 정혁(아래)과 전태원이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정혁이라는 아티스트, 전태원이라는 아티스트 그 세계의 교집합이 바로 마틴 스미스에요. 생각보다 저희는 두고 볼 게 많은 팀입니다. 더 기대하시고 봐주세요.”(정혁)

과천 서울대공원, 사당역, 지금은 합정역 연습실에 이른 두 사람의 발걸음이 어디까지 다다를까. 올 여름 그들이 길어올릴 더 많은 음악을 몸에 각을 딱 잡고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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