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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웨어 국내 피해 확산 ‘문제는 월요일이다’

이틀간 약 100개국이 랜섬웨어 감염 피해를 본 데 대해 보안업계는 한 단계 진화한 확산 방식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인터넷 네트워크가 주요 침투 경로로 지목되는 가운데 한국은 대부분의 기업과 공공기관이 업무에 복귀하는 월요일인 15일 인터넷 접속이 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14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을 중심으로 유포된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급속도로 유포됐다.

워너크라이는 실행 파일을 열지 않더라도 인터넷에 연결만 돼 있다면 감염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 종합상황실에서 14일 감시요원들이 국제적인 랜섬웨어 공격에 대비해 전산망을 감시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기존 랜섬웨어는 이메일 첨부파일이나 광고 서버, 플래시 플레이어 등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아 첨부 파일 실행이나 웹사이트 접속 자제 등 대응할 여지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대응할 시간조차 없이 감염되는 셈이다.

보안업계는 해커들이 미국국가안보국(NSA)이 윈도의 취약점을 활용해 만든 해킹 도구 ‘이터널 블루(Eternal Blue)’를 훔쳐 랜섬웨어를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NSA가 확보해 둔 윈도의 취약점을 활용해 침투 경로를 설계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PC와 노트북 OS 시장에서 윈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84%에 달한다.

워너크라이는 압도적인 보급률을 자랑하는 운영체제의 취약점을 이용해 빠르게 먹잇감을 확보했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NSA가 워너크라이 제작자들에게 청사진(blueprint)을 넘겨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MS는 취약점을 인지하고, 3월에 보안 배치를 배포했지만, 윈도 XP 이하 옛 버전에는 적용되지 않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에서 주요 타깃이 된 국민보건서비스(NHS) 산하 병원 상당수가 윈도 XP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MS의 대응책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MS가 옛 버전에 대한 무료 보안 패치 업데이트를 중단하면서 추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과 소규모 사업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MS는 부랴부랴 12일 옛 버전에 대한 보안 패치를 무료로 제공했지만, 이미 수십개국이 감염된 후였다.

한국은 대부분의 기업과 공공기관이 근무를 시작하는 월요일(15일)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특히 윈도 옛 버전을 여전히 사용하는 중소기업들과 소상공인, 지방 기관들에서 피해가 클 가능성이 있다.

해외 업체와 네트워크가 연결된 국내 기업도 감염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 지사나 본사를 둔 국내 일부 기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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