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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페더러, 클레이 코트 포기하고 잔디 코트 노린다

로저 페더러. 사진 | 게티이미지 / 이매진스

베테랑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36·스위스)가 체력 저하를 감안해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 긴 랠리가 불가피한 클레이 코트 대회를 포기하고 서브 앤 발리가 효과적인 잔디 코트 대회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페더러는 16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별칭)에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오픈은 오는 28일 시작된다. 이 대회는 클레이 코트에서 열린다. 페더러가 4개 메이저대회에서 챙긴 우승컵은 모두 18개. 그 중 프랑스오픈 우승은 2009년 딱 한 차례뿐이다.

클레이코트는 잔디 코트, 하드 코트에 비하면 공의 스피드가 떨어진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선수가 유리한 이유다. ‘수비의 달인’ 라파엘 나달은 메이저대회에서 14차례 우승했는데 그 중 9번이 프랑스 오픈에서다. 반면 페더러는 서브 앤 발리 등 빠르게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페더러로서는 체력 부담이 큰 클레이코트에서 힘겨운 우승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윔블던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초에 개막하는 윔블던은 잔디 코트에서 열린다. 잔디 코트에서는 서브가 바닥에 맞은 뒤 아주 빠른 스피드로 낮게 빠져나간다. 수비형보다는 공격형 선수에게 유리하다.

테니스 시즌은 해마다 봄부터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6월까지 클레이코트 대회가 주로 열리는 ‘클레이코트 시즌’이 진행된다. 이후 7월 윔블던까지 짧은 ‘잔디코트 시즌’이 이어진다. 나머지 기간은 주로 하드코트 대회가 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8월 시작되는 US오픈은 지난 1월 호주오픈과 함께 하드 코트에서 열리는 양대 메이저대회다.

페더러의 코치 세버린 루티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쉽지 않았지만 이것이 최선의 결정”이라며 “올해 프랑스오픈 불참은 이번 시즌은 물론 앞으로 페더러의 경력에도 도움이 되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랭킹 5위 페더러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한 달간 코트 안팎에서 열심히 훈련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몇 년 더 선수로 뛰기 위해서는 올해 클레이코트 시즌은 불참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페더러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도 부상을 이유로 불참했다. 페더러는 6월12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개막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메르세데스컵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잔디 코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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