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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뒤 3연패’ KIA, 올것이 왔다…한꺼번에

KIA 임창용, 양현종, 최형우

언젠가 한 번은 올 줄 알았던 ‘그것’이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핵심 투수와 타자의 부진이 공교롭게 3연전 안에 모두 겹쳤다. KIA가 개막후 첫 ‘스윕’을 당했다.

KIA는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끝난 두산과 3연전을 모두 졌다. 헥터, 양현종, 김진우가 차례로 선발 등판한 3경기를 모두 내주고 치명적인 3연패를 당했다.

하필 올시즌 팀 분위기가 최고조로 올라섰을 때 맞은 ‘악재’다. KIA는 앞서 16~18일 LG 3연전을 모두 이겼다. LG가 2위로 올라서며 1.5경기 차까지 따라붙은 채 시작한 맞대결에서 KIA는 3연전을 모두 이겨 선두를 사수했다. 특히 오랜 시간 부진하던 이범호, 로저 버나디나, 김주찬이 사흘 동안 차례로 살아나 전체적으로 타격 슬럼프를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러나 바로 19일부터 시작된 두산 3연전에서 무너졌다. 마무리, 에이스, 4번 타자의 부진이 차례로 겹쳐 이길 수가 없었다.

19일에는 마무리 임창용이무너졌다. 선발 헥터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뒤 8회를 김윤동에게 맡겨 잘 막은 KIA는 9회에 마무리 임창용을 투입했다. 그러나 임창용은 볼넷과 2안타로 1점을 준 뒤 3점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바로 다음 타자에게 또 홈런을 허용해 6-7 역전점수까지 내줬다. 9회말 만회하지 못한 KIA는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임창용은 최근 구위를 ‘최고’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였다. 개막 직후 심각한 부진으로 중간 계투로 옮겼지만 한 달 만에 회복하고 5~7일 롯데 3연전부터 마무리로 복귀했다. 16일 LG전까지 최근 5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고 3승2세이브를 올리고 있던 임창용의 갑작스러운 ‘불쇼’에 LG전 스윕으로 달아오른 KIA의 분위기는 바로 식었다.

20일에는 에이스 양현종이 무너졌다. 4.2이닝 만에 12안타로 난타당하며 6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앞서 8경기에서 단 한 번도 6이닝을 못 채운 적 없이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해오던 양현종이 처음으로 3실점을 넘기고 조기강판 됐다. 개막 이후 7전 전승을 달리던 양현종은 14일 SK전 7이닝 3실점 하고도 처음으로 승리를 놓친 데 이어 이날 두산전에서는 처음으로 부진해 첫 패까지 당했다. KIA는 올해 개막 이후 선발 걱정은 하지 않던 팀이다. 그 중심이 헥터와 양현종이었다. 지난해 나란히 개인 200이닝을 돌파한 둘은 올해도 나란히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펼치며 다승 경쟁을 이끌어왔다. 하필 이날 양현종에게 첫 제동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타선마저 다시 침묵했다. 양현종이 패전을 기록한 20일 KIA는 두산 좌완 유희관에게 8안타를 뽑고도 완봉승을 헌납했다. LG 3연전에서 20득점으로 살아났던 득점력이 두산 3연전에서는 총 9점으로 떨어졌다. 헥터와 양현종을 내고도 연패에 몰린 KIA는 21일에도 김진우(4.1이닝 3실점)의 조기 강판을 극복하지 못하고 3-7로 졌다.

핵심은 4번 최형우의 부진이다. 최형우는 이 3연전에서 11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최형우는 올시즌 타율 3할3푼5리 10홈런 32타점을 기록중이다. 개막 직후였던 4월7~9일 한화 3연전을 제외하면 최형우가 2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한 적은 없었다. 최형우는 올해 KIA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그 외 보강된 타자들의 활약도 있지만 4번 최형우가 득점타를 뽑아주거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주면서 상·하위 타선의 흐름과 집중력이 좋아질 수 있었다.

1선발과 마무리, 4번 타자는 팀 전력의 중심이다. 올해 이 필수요소들이 적절하게 맞아돌아가면서 KIA는 상승세를 타고 선두를 달릴 수 있었다. 개인 성적에도 흐름은 있어 모든 선수가 1년 내내 잘 할 수는 없다. 각자 침체기를 한 번은 겪어야 한다면 겹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지난 주말 KIA는 핵심 선수들의 부진을 한꺼번에 겪었다.

관건은 이들의 다음 경기다. KIA는 이번주 한화·롯데와 또 한 번의 격전을 앞두고 있다. 2위 NC와 3위 LG는 각각 2경기, 2.5경기 차까지 다시 따라왔다.

KIA는 선두 사수를 위한 진짜 ‘고비’를 넘을 수 있을까. 주말에 부진했던 세 얼굴이 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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