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방승호 교장의 마음의 반창고] 게임이 만들어 준 친구

지수는 인근 학교에 다니는 중학교 2학년생입니다. 4월 초부터 중학생 대상 게임과몰입 및 재능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복싱을 했다고 합니다.

“너에게 복싱은 무엇이니”라고 물었습니다. “나를 변화시킨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성격이 활달해져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해졌다는 게 이유입니다. 복싱에 대한 느낌은 ‘상쾌하다’고 정의 내렸습니다. 상쾌하고 좋았던 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수학시험에서 95점을 받았을 때, 미국 삼촌 집에 갔을 때, 동생이 태어났을 때도 좋았다고 했습니다.

‘상쾌하다’의 반대를 물었습니다. ‘답답하다’와 ‘싫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답답했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시험기간’이라고 합니다. 선생님들 기대에 못 미칠까 봐 긴장이 된다고 했습니다. 엄마의 잔소리도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지수에게 꿈을 물었습니다. 꿈이 없답니다. 그래서 성공이 보장된다면 하고 싶은 일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BJ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BJ란 인터넷으로 개인방송을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평소 고쳤으면 하는 습관으로는 손톱을 물어뜯는 것, 아침에 알람소리를 들어야 깨는 것, 공부를 귀찮아하는 것 등을 꼽았습니다. 그런 습관을 고치면 지금보다 더 많이 웃을 듯하다고 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더 당당해질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부터 지켜야 할 것을 정해 보았습니다, 게임시간을 1시간 이하로 줄이고, 게임한 만큼 공부도 하기로 했습니다. 핸드폰 시간 줄이기, 수학·영어 열심히 하기, 엄마 심부름 제때 하기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기말고사에서 평균 87점 이상을 받겠다고도 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했습니다, “목표를 정하면서 스스로를 바꿀 수 있는 것 같아 좋았다. 나쁜 습관을 파악하고 이를 고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도 했습니다. 마치 꽉 막혀 있던 코가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하다고도 했습니다.

지수는 공부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살짝 성적을 물었습니다. 수학·영어는 85점 이상이라고 합니다. 수학은 수학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합니다. 지난번 중간고사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게임도 줄여서 했다고 자랑했습니다. 지수는 인터넷 자가진단 척도에서도 일반군으로 조사됐습니다.

지수는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힘들어 권투를 배운 것이 힘이 됐다고 합니다. 중학교에 오면서 친구문제로 걱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게임 덕분에 친구들을 사귀게 돼 학교에 오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했습니다. 친구들과 게임 챔프 이야기를 할 때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게임이 지수에게 구세주가 된 것입니다.

5명이 협동하며 해결하는 롤(LOL)게임의 특성을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임으로 인간관계의 미묘한 부정적 그림자를 치우고, 새로운 우정을 만들었습니다. 학교생활의 생기를 찾은 것입니다. 지수는 하루에 공부해야 할 양과 게임을 할 양을 스스로 정하고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 지수를 보면서 게임의 쓰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해방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그어 놓고 삶을 위축시키고 있었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가능성을 회복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기 전에 편안한 마음으로 필요하거나 하고 싶은 문제를 생각해 봅니다. 그런 다음 아침에 일어나 그 주제에 대해 한 번 써 보시기 바랍니다. 쓰다 보면 당신이 생각지 못한 안내를 받게 될 것입니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는 누구?

국내 최초 ‘모험놀이 상담가’로 불리는 방승호 교장은 아이들과의 심리적 교감이나 스킨십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아픈 구석을 잘 치유하는 교육자로 유명하다. 방 교장의 <기적의 모험놀이>와 ‘선생님의 똑똑! 상담실’(소년조선) 등의 저서와 칼럼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로 알려져 있다. KBS <아침마당>의 목요특강과 유니세프 전직원 대상 특강 등을 통해 유명 강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방 교장은 앨범을 3집까지 낸 ‘가수 교장선생님’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노래 역시 목적은 ‘교육’이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의 칼럼은 스포츠경향을 통해 매주 만날 수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