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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VAR’ 간섭은 최소화, 효과는 극대화

‘간섭은 최소화, 효과는 극대화’.

이번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시범 적용되고 있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의 모토다.

평균 VAR 판정시간이 1분 남짓. 경기 흐름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쓸데없는 항의나 언쟁이 사라지면서 경기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는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모토 그대로다. 여기에 페어플레이가 정착되고 기술축구 전성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경기. 후반전 심판진이 아르헨티나 마르티네스의 파울 여부를 VAR 시스템을 통해 판독하고 있다. 판독결과 마르티네스는 퇴장으로 처리됐다. 연합뉴스

VAR은 크게 4가지 항목에만 적용된다. 골과 페널티킥, 퇴장, 경고 선수 확인 등이다. 조영욱은 VAR 때문에 골이 취소됐고, 베네수엘라 코르도바는 VAR 덕분에 인정받지 못한 골을 되찾았다. 예전 같으면 경기 후 논란으로 남았을 상황이 VAR 판정으로 깔끔하게 정리됐다. 아르헨티나의 마르티네스는 상대 수비수를 팔꿈치로 가격했다가 VAR에 적발돼 퇴장당했다. D조의 이탈리아-우루과이전에선 주심이 놓친 페널티킥을 VAR이 잡아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판정논란이 사라진 게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며 “경기흐름이나 시간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게 확인되면서 내년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활용될 개연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VAR 판독 시간도 단축되고 있다. VAR이 처음 적용된 지난해 12월 FIFA 클럽 월드컵에선 1분30초~2분 정도 걸렸다. 이번 대회에선 1분 안팎으로 줄었다. VAR을 시행하고 있는 네덜란드는 15~20초, 현재 VAR 테스트 중인 K리그도 15~20초여서 시간은 더욱 단축될 여지가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남아 있다. 이탈리아-우루과이전에서 나타난 VAR 판정은 VAR이 안고 있는 논란의 소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우루과이 선수가 이탈리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의 반칙으로 넘어졌지만 주심이 보지 못했다. 경기는 계속됐고, 이탈리아가 우루과이 문전까지 치고 올라갔을 때서야 VAR 판독에 따라 우루과이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상황이 벌어진 뒤 1분30여초가 지난 뒤였다. 만약 VAR 판정이 내려지기 전 이탈리아가 골을 넣었다면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이탈리아 골을 취소하고 우루과이에 페널티킥을 주는 게 맞는가, 아니면 이탈리아 골을 인정하고 우루과이의 페널티킥은 오심으로 그냥 넘어가는 것이 옳은가.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문의를 했지만 아직 판단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는지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안 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VAR은 순기능이 크다. 경기는 더욱 공정하고 깨끗해질 것이다. 수비가 위축되면서 기술축구, 공격축구가 꽃을 피울 가능성도 크다. 신문선 교수는 “산업적 시각으로 봐도 VAR이 축구를 또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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