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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계엄령 선포지역 전쟁터로 변해 14만명 피난길에

필리핀 정부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반군 무장단체에 의해 점령된 남부 도시를 탈환하기 위해 계엄령 선포에 이어 25일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계엄령이 선포된 지역에선 주민들 피난 행렬이 이어졌다. 정부군과 무장반군의 교전으로 사흘 사이에 70여 명 사상자가 발생했다. 필리핀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군은 이날 무장반군 마우테가 점령한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에 헬기와 장갑차, 특수부대 등을 투입했다.

이 도시는 지난 23일 마우테 무장대원 100여 명이 침입해 시청, 병원, 교도소 등 주요 시설을 점거하고 일부를 불태웠다. 이들은 현지 경찰서장을 참수하고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 100여 명도 풀어줬다.

이에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사진)은 민다나오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IS 추종세력에 대한 무력 대응을 선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민다나오 섬에서 인신보호영장제도 시행을 중단하는 헌법상의 긴급조치 권한도 행사했다. 인신보호영장제도는 법원이 피구금자의 석방을 명령할 수 있는 헌법상의 구제 수단이다. 이 제도 효력이 중지됨에 따라 테러 용의자를 영장없이 체포, 구금할 수 있게 됐다.

양측 교전으로 지금까지 정부군 5명, 마우테 무장대원 26명을 포함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정부군은 39명이 다쳤다.

민간인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언론은 주민 9명이 손을 묶인 채 마우테에 의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성당에 있던 신부와 신도 등 10여 명이 마우테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위 시가 전쟁터로 변하자 전체 인구 약 20만명 중 14만 명가량이 인근 지역으로 피난에 나섰다.

정부군과 마우테의 무력충돌은 정부군이 또 다른 IS 추종 이슬람반군인 아부사야프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이스닐론 하필론이 마라위 시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검거하려던 과정에서 일어났다. 아부사야프와 연계된 마우테가 정부군 저지에 나서며 사태가 악화했다.

하필론은 각종 테러를 자행해 미국 국무부가 500만 달러(56억 원)의 현상금을 내건 인물이다.

한국 외교부는 당분간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 치안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해 카가얀데오로시, 다바오시에 한시적(60일간)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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