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U-20 월드컵] 신태용호, 이승우·백승호 없이 잉글랜드 꺾을 수 있을까

한국 축구가 ‘꿈의 무대’에서 ‘바르셀로나 듀오’ 백승호(20·바르셀로나 B)와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에게 휴식을 주는 실험에 나선다. 26일 수원에서 치르는 잉글랜드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A조 3차전이 바로 그 무대다.

신태용 감독(47)은 “백승호와 이승우는 잉글랜드전에서 쉴 수도 있다”고 밝혔다.

U-20 월드컵 대표 백승호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은 이승우. 전주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한국은 ‘죽음의 조’로 불린 A조에서 기니와 아르헨티나를 연파해 16강 티켓을 일찌감치 손에 넣었다. 잉글랜드전은 조 1위를 다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 조별리그 통과 여부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한국이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대회 4강 신화 재연을 목표로 삼는다면 이번 기회에 로테이션으로 휴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아직 5경기가 남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많이 지쳐 잉글랜드전에선 로테이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이 로테이션을 고려하는 것은 백승호와 이승우다. 두 선수를 선발로 기용해 일찌감치 벤치로 내리거나 교체 카드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두 선수가 지쳤으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해석하면 된다”며 “무조건 빠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로테이션은 백승호와 이승우가 다치거나 경계 누적으로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을 미리 점검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강지훈(20·용인대)과 이진현(20·성균관대), 하승운(19·연세대) 등이 대안이다. 대회를 앞두고 치른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오버헤드킥 결승골을 터뜨린 강지훈은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12골)을 터뜨린 선수다. 이진현도 중앙 미드필더로 주로 기용됐으나 측면 날개 역할도 맡을 수 있다. 또 하승운은 본업이 원톱이지만 상황에 따라선 측면도 소화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로테이션의 폭이 넓어질 수도 있다. 지난 2경기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은 한찬희(20·전남)는 미드필드의 한 자리를 꿰찰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고 잉글랜드전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해야 익숙한 전주에서 31일 16강전을 치를 수 있다. 조 2위로 밀려날 경우 하루 전인 30일 천안에서 경기를 벌인다. 신 감독은 “로테이션을 고민하는 것은 나머지 선수들도 충분히 ‘사고’를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25일 최종 훈련을 앞두고 “잉글랜드는 큰 체구와 비교해 체력이 약하다. 그 약점을 노릴 수 있는 맞춤 전술을 준비했다”며 “새로운 전술이지만, 큰 틀에서 바뀐 것은 아니기에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잉글랜드 선수들이 피지컬이 뛰어나지만 체구가 작은 선수들의 돌파에 취약한 면도 있다”며 “한국의 강점을 잘 살린다면 충분히 승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