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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여진구 “이정재 따귀 장면, 소심해 여러 번 찍었다”

-인터뷰①에서 계속

배우 여진구는 영화 <대립군>에서 ‘광해’를 유약하지만 점점 성장하는 리더로 그려냈다. 특히 ‘토우’ 역을 맡은 이정재의 마초적인 이미지와 대비시키며 연약한 ‘광해’를 더욱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배우 여진구,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 선배와 함께 연기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광해’가 변화를 맞을 때 격한 표정을 짓는 게 아닌 마음의 일렁임만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이정재 선배의 섬세한 감정 표현들, 의미 있는 눈빛들을 보고 배웠죠. 어떻게 그렇게 연기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너도 나이 들면 이렇게 돼’라고 답하더라고요. 이정재 선배의 그런 감성은 정말 뺏어오고 싶더라고요.”

극 중 이정재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얘기하니 웃음부터 터뜨렸다.

“그게 데뷔 이후 처음으로 누군가를 때리는 장면이었어요. 전날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었죠. 그런데 막상 이정재 선배를 때리려고 하니 소심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촬영을 엄청 여러 번 했어요. 선배 턱을 칠 정도로 강하게 때렸는데도, 화면에선 약하게 보이더라고요. 죄송했어요.”

촬영지가 고산지라 매일 오르내리기 고되지 않았냐고 하니 역시나 건강한 대답이 돌아왔다.

영화 ‘대립군’ 속 여진구와 이정재.

“오히려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에 도움이 되던 걸요. 전란을 겪은 어린 왕이니 몸이 고된 건 당연한 것이고, 그 와중에 화를 내거나 좌절하는 감정을 잡아야 했으니까요. 또 건강도 좋아진 것 같아요. 정상까지 올라가면 가끔 힘들기도 했지만요.”

영화를 찍는 동안 나라에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이 때문에 두려움과 걱정이 교차하기도 했다며 껄껄 웃었다.

“첫 촬영할 땐 작품 속에 정치적 메시지가 있다곤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당시엔 나라가 그럴 만한 분위기도 아니었잖아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여러 사건이 터지더라고요. 현장에서도 걱정이 많았죠. ‘이상적인 리더’를 그리는 영화라 관객에게 너무 정치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우려도 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행인 것 같아요. 희망찬 메시지로 전달될 것 같거든요.”

그는 올해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며 묘한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전 사전투표 했어요. 첫 투표인데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죠. 그래서 그런지 느낌이 더 새로웠던 것 같아요. 내가 찍은 도장 하나가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니까요. 그 순간만큼은 배우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가볍게 찍으러 갔는데 그 도장이 엄청 무겁게 느껴졌고요. 앞으로 꾸준히 나랏일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싶었어요.”

그렇다면 그는 이번 작품 성적에 어떤 기대를 갖고 있을까.

“제가 관객수 500만 돌파 공약, 700만 돌파 공약을 ‘프리허그’로 내걸었거든요. 이 공약들을 모두 이루고 싶어요. 으하하.”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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