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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진의 애프터게임] “영어 인강도 들어요” SK 박종훈의 성장기

SK 박종훈.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저 ‘야나○’도 끊었어요”

야구 영상 대신 인터넷 영어 강의 영상을 보는 야구 선수가 몇이나 될까. 23일 롯데전을 마치고 다음날 사직구장에서 만난 박종훈(26)은 이같이 말했다. 박종훈이 인터넷 강의, 소위 ‘인강’을 듣게 된 계기가 있다. 박종훈은 “데이브 존 투수코치와 소통하고 싶어서 듣기 시작했다. 이제 귀로는 들리는데 말로 하기가 참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칭스태프와 소통을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한 것에서부터 박종훈의 열의를 알 수 있다. 박종훈은 주위에 모든 사람을 스승님으로 만든다. 그들에게서 배운 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20여분 간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여러 명의 이름이 나왔다.

일단 지금의 긍정적인 성격을 만들어준 건 제춘모 퓨처스 투수코치다. 박종훈은 “내가 캠프에서 ‘2군 갈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제 코치가 ‘네가 어딜 가겠나. 편하게 해라. 이빨에 피가 나도록 던져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곁에서 함께 야구를 하는 선수들도 그에게는 살아있는 ‘롤모델’이다. 박종훈은 팀 선배 윤희상의 이름을 꺼내며 “희상이 형처럼 변화구를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문승원과도 경기를 마치고 서로의 피칭에 대해 물어본다.

다른 팀의 후배의 피칭도 유심히 본다. 박종훈은 “최근에는 KIA 임기영의 경기를 많이 본다. 나이가 어리지만 여유있게 던지더라. 체인지업 활용도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메릴 캘리와도 훈련을 같은 방법으로 해보기도 했다. 이밖에 함께 SK에서 몸담고 있었던 비슷한 유형의 투수 정대현(롯데)과 삼성의 우규민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자신을 믿어주는 최상덕 코치나 데이브 코치도 고마운 사람들이다.

현재 박종훈은 이같은 노력의 결정체다. 박종훈은 23일 롯데전에서 7이닝 무사4구 3실점했지만 승수를 쌓지는 못했다. 3실점은 홈런 2방으로 내준 것이었다. 하지만 박종훈은 “볼넷을 주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그는 중요시하는 것들로 볼넷과, 볼 컨트롤을 우선 순위에 뒀다. 승패는 가장 뒷 순위에 있었다.

그리고 박종훈은 28일 LG전에서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았다. 이날 6이닝 4안타 1사구 7삼진 1실점으로 시즌 4승째(3패)를 거뒀다.

박종훈은 경기 후 “코칭스태프가 ‘너는 우리가 너를 믿는 것보다 스스로를 못 믿는 것 같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와닿았다”고 했다. 주변 이들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듣는 박종훈이기에 이 말이 통했다. 박종훈은 “모두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박종훈은 계속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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