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가 나이 들어 갑자기 물을 많이 먹는다면?

고양이보호자 사이에서 감자란 먹는 감자가 아니라 화장실에 응고형 모래를 쓰는 고양이가 소변을 본 후 뭉쳐 있는 덩어리를 말한다. 앞으로 두 번에 걸쳐 고양이의 감자이야기, 특히 감자크기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고양이의 감자크기가 커졌다는 것은 다시 말해 배뇨량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고양이는 배뇨량이 많아지면 보상적으로 음수량이 늘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와 개가 물을 많이 먹어서 소변량이 많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소변을 많이 보기 때문에 물을 많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양이가 만7살 넘어 사람으로 치면 40세가 넘는 중년이 됐을 때 보호자가 각별히 신경써야할 부분이 바로 배뇨량과 음수량변화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때 배뇨량을 측정하면 더 정확하지만 특히 응고형 모래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신 음수량을 측정하면 된다.

정상적인 고양이의 하루 음수량은 어떻게 될까? 이는 주식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수분량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건사료의 경우 대체로 하루에 체중당 40cc 정도의 물을 먹는 반면 수분량이 80%에 달하는 캔사료나 생식의 경우 체중당 10cc 정도를 먹는다.

일단 음수량변화가 느껴지는 경우 보다 정확하게 하루에 몇 cc를 먹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으며 정확할수록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 정확한 음수량을 측정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꾸준히 반복적으로 측정해야한다. 중년령의 고양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일과 중 시간을 정해 집에 있는 모든 물그릇을 동시에 채우고 만24시간 경과 후 남아있는 양을 측정해 하루에 먹은 물의 양을 계산하고 개체수로 나누면 마리당 평균음수량이 나올 것이다.

번거롭긴 하겠지만 매일 정해진 시간에 물을 주고 남은 물의 양을 반복 측정함으로써 평균음수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정기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음수량의 증감을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음수량이 증가한 경우 누가 범인인지 알아야하는데 이는 어쩔 수 없이 평상시에 면밀한 관찰을 통해 확인해야한다.

중년 이상의 고양이에서 음수량 증가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은 대표적으로 만성신장병, 당뇨, 갑상샘기능항진증이 있다. 다시 한 번 정리한다면 ‘감자가 커졌다’, 즉 고양이가 나이 먹으면서 배뇨량과 음수량이 늘었다면 흔하고 전신적인 질환에 따른 ‘증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