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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소믈리에 전성완의 ‘와인의 정석’…축복받은 하모니 스위스 와인

스위스 와인은 한국에 생소하다. 하지만 품질이 아주 우수하다. 과거에 스위스 와인은 면적의 한계가 있어 세계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만들었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와인이 아니었다. 소량 생산에 비해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위스 와인 생산지역은 전체 국토의 2%에 불과한데 생산원가가 매우 높다. 당연히 와인의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다.

시계·전자산업이 발달한 스위스는 유럽의 부국이다. 와인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해 대중을 위한 저품질의 염가 와인은 절대 생산하지 않는다. 와인 생산자들 역시 자기들만의 개성과 차별성을 중요시한다. 스위스 포도원들은 모두 개인이 소유하며, 직접 재배와 양조·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관장한다.

아름다운 발레의 가파른 계곡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포도밭들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인데, 이 귀중한 선물을 상업적 목적의 재배라기보다는 개인 정원을 가꾸듯 세심하고 꼼꼼하게 보살핀다.

지형이 험난하고 생활물가가 비싼 스위스에서 와인은 수지맞는 사업이 아니다. 원가를 절감하고 대중적 가격으로 맞추려면 수량을 늘리고 농도를 진하게 하기 위해 설탕을 첨가해야 하는데, 1980년대 오스트리아 와인 스캔들을 교훈으로 삼아 절대 하지 않는다. 대신 날카로운 사과산을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꿔 주는 2차 젖산 발효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대표 생산지역인 발레의 가파른 계곡은 완만한 경사면으로 형성돼 있고 제네바 호수의 광활한 청정수는 와인에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 준다.

중세 시토회 수도사들에 의해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포도를 들여온 이후 발레 지역은 스위스 와인의 메카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발레 지역은 높은 일조량과 여름이 건조한 고산지대다. 발레 중심지인 시옹의 평균 강우량은 보르도의 70%밖에 되지 않지만 높은 산중턱에 ‘비세스’라는 수로를 만들어 포도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한다. 그리고 생플롱을 가로지르는 터널과 철도는 라프레샤·힘베르사 등의 역사적 품종들을 다른 지역까지 자연스럽게 이동시키는 데 한몫을 했다.

스위스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인 시에르부터 제네바 호수 남쪽까지가 대규모 와인산지인데 이 지역의 주요 품종은 화이트 품종인 샤슬라이다. 포도 알은 작지만 영롱한 금빛이 도는 이 품종은 드라이부터 스위트까지 폭넓게 와인을 만든다.

건조한 시에르 지역의 또 다른 품종으로는 레드 품종인 피노누아를 꼽을 수 있다. 돌연변이가 심하고 가장 재배가 까다로운 이 품종은 프랑스 부르고뉴와 미국의 오리건 등에서 최고 품질을 자랑하고, 몇몇 신대륙에서도 재배한다. 하지만 그만큼 제 맛을 내기 어려운 품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레 계곡 경사면의 풍부한 석회질은 피노누아를 최고의 품질로 탄생시키는데, 프랑스처럼 소규모 재배자들의 피와 땀이 거둔 결실인 셈이다. 한국에는 아직 스위스 와인이 생소하지만 최근의 트렌드를 감안한다면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스터 소믈리에 전성완은 누구?

독일 베스트팔렌 주립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전성완은 Wine&Spirit education trust(WSET/영국 본원) Level 4 Diploma를 수료했다. 이후 WSET(영국 본원) 마스터 소믈리에, 영국 래디슨 에드워디안 호텔 총괄지배인으로 일하다 귀국해 한국조리사관학교 호텔 식음료학과 총학과장, 롯데호텔 나인에비뉴 총지배인을 지냈다. 한국타이어, 교보생명, SK텔레콤, SK건설 외 다수의 CEO 와인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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