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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수고했어, 오늘도’…심야식당2’가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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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오늘도.’

어느 노래 가사처럼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영화가 나타났다. 영화 <심야식당2>(감독 마츠오카 조지)이 맛있는 요리만큼이나 따뜻한 사람들의 사연을 안고 국내 극장가에 자신만의 레시피로 만찬을 열었다.

영화 ‘심야식당2’ 포스터, 사진 엔케이컨텐츠

<심야식당2>는 원작처럼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의 ‘심야식당’에 오가는 사람들의 삶과 눈물, 고민을 담아낸 작품이다. 원작 설정은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도 마츠오카 조지 감독이 만든 새로운 얘기들을 더해 신선한 맛을 더했다.

이번 작품은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상복을 입고 돌아다니다 마지막엔 불고기 정식으로 마음을 달래는 ‘노리코’(카와이 아오바)의 로맨스, 메밀 국수를 가업으로 여기며 성실히 살아온 ‘세이코’(키무라 미도리코)와 그의 철부지 아들 ‘세이타’(이케마츠 소스케)의 결혼 전쟁, 보이스피싱으로 도쿄까지 오게 된 ‘유키코’(와타나베 미사코)의 비밀 등 세 가지 얘기가 차례대로 스크린 위에 코스 요리를 펼친다.

세 에피소드는 인생의 황금기가 지나버린 세 여자가 ‘사랑’에 대해 얘기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지니지만, 조금씩 그 결을 달리하며 마치 한 재료로 세 가지 요리를 맛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극 중 노리코는 가벼운 만남 일색인 도쿄에서 자신을 정말 사랑해줄 인연을 찾고자 노력하는 30대 중반 여성.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일본 영화 특유의 유머가 툭툭 튀어나오며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남편과 사별한 여자의 진정한 홀로서기를 다룬다. 일찍이 남편을 잃은 세이코가 아들 세이타의 예상치 못한 결혼 발표에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아들이 더 이상 남편의 대타가 아니라는 점을 서서히 인정해나가는 얘기가 따뜻하게 그려진다.

마지막 에피소드 속 사랑은 조금 특별하다. 과거 바람이 나 아들을 버린 할머니 유키코가 죽음을 앞두고 아들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아들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도쿄로 올라오고, 낯선 도시에서 손녀 같은 ‘미치루’(타베 미카코)와 만나 아들에게 못했던 사랑을 쏟는다.

이처럼 <심야식당2>는 스펙터클한 볼거리나 독특한 소재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흔한 얘기를 감동과 웃음으로 맛깔나게 버무려놔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극 중 손님이 주문하며 주방장 마음대로 조리해 내는 ‘가이세키’ 요리처럼, 영화도 108분 내내 저마다 맛이 다른 세 가지 요리를 선사하며 관객의 눈과 귀, 그리고 감수성을 자극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정이 느껴지는 마스터의 요리도 이 영화를 보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돼지고기 된장국, 불고기 정식, 어묵, 메밀 국수 등 입맛을 당기는 요리들을 큰 화면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혹시 오늘 하루 너무나도 고단했다면 극장으로 향하는 건 어떨까. <심야식당2>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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