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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초점] 멈추지 않는 여진(餘震), ‘프로듀스 101’ 임팩트

그야말로 ‘프로듀스 101’ 임팩트다. 달리 표현할 말이 아직은 없을 정도다. 지난 주 막을 내린 케이블채널 엠넷의 아이돌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이하 프듀) 최종회의 여진(餘震)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프듀>는 지난 16일 최종회를 방송해 시작 당시 101명의 지원자 중 최정예 연습생 11인의 면모를 확정했다. 그리고 ‘하나를 바란다’는 의미의 팀명인 ‘워너원(Wanna One)’이라는 팀명도 확정됐다. 당시 결승 생방송이 열린 인천삼산체육관에는 개장 이후 유례가 없는 인파가 밀어닥쳤다. 아직 가요계를 집어삼키지 않았지만 남자 아이돌 팬덤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팬덤이 설설 끓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16일 생방송 투표는 총 120만표를 돌파해 무려 1억2000만원의 문자수익이 걷히기도 했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최종 11인 데뷔조에 합류해 ‘워너원’으로 데뷔하는 연습생들. 사진 엠넷

축제는 끝났다. 하지만 전쟁은 시작이다.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프로그램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아깝게 최종 11인 데뷔조에 들지 못한 연습생들의 회사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끝나자마나 데뷔, 기존 그룹 합류, 재결성 등 유의미한 음악적 움직임과 동시에 팬미팅, 각종 매체 인터뷰, 광고 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단지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최종 11인만이 아님을 증명했다.

5년차 연습생으로 <프듀>를 통해 눈물겨운 재기를 노리던 그룹 뉴이스트는 ‘워너원’ 멤버가 된 황민현을 제외한 세 명과 원년 멤버 아론이 뭉쳐 하반기 음반을 내기로 결정했다. 또한 FNC의 연습생 유회승은 밴드 엔플라잉 합류가 결정됐다. RBW의 연습생 손동명 역시 밴드 마스(MAS) 합류가 결정됐다. <프듀> 프리미엄을 곧바로 팀이 이식해 재도약을 하려는 움직임이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최종회 방송장면. 사진 엠넷

솔로 데뷔 소식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김사무엘은 20일 활동명을 ‘사무엘’로 바꾸고 곧 앨범을 발표할 것임을 선언했다. 소속사 대표이자 히트 메이커 ‘용감한 형제’가 이를 악문 것으로 보인다. 윙즈엔터테인먼트의 김용진, 위엔터테인먼트의 장대현, 조성욱 등도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데뷔 소식은 아니지만 해일처럼 몰려오는 인기에 보답하기 위해 팬미팅에 나선 연습생들도 있다. <슈퍼스타K>로 이미 인지도를 쌓았지만 아깝게 20위에 들지 못한 오앤오엔터테인먼트의 장문복, C2K엔터테인먼트의 김성리, STL엔터테인먼트의 최준영 등이 팬미팅을 열었다. 크래커의 주학년, 위에화 안형섭 등은 동영상이나 편지 등의 형태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후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브레이브엔터의 사무엘(왼쪽부터), FNC 유회승, RBW 손동명. 사진 각 소속사

이들의 이러한 재빠른 행보는 결국 데뷔조인 ‘워너원’이 공식 데뷔에 이르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화제성을 초반에 빠르게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워너원’은 여자 연습생들로 꾸려진 지난해의 ‘아이오아이(I.O.I)’와 다르게 활동기간도 내년 12월31일까지로 길게 잡았고, 소속사의 그룹과의 교차활동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워너원’ 합류 멤버 11인은 다음 달 1일과 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프로듀스 101 시즌2 피날레 콘서트>를 연다. 여기에는 35위까지의 연습생들이 참여한다. 한 달 전 열린 티켓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고 7만원짜리 티켓이 암시장에서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정작 이런 열기와 다르게 ‘워너원’ 측은 ‘정중동’의 행보를 걷기로 했다. 일단 콘서트에 집중한 후 그 다음부터 본격적인 앨범 작업에 들어간다. 이들은 벌써 데뷔 전에 교복광고 모델로 확정됐으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 출연 섭외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매니지먼트를 맡은 YMC엔터테인먼트 측은 “콘서트 외에는 아직 잡힌 일정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 방송 이후 팬미팅이나 동영상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연습생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앤오 장문복, 크래커 주학년, STL엔터의 연습생들. 사진 각 소속사

YMC 관계자는 “앨범이 선보일 시기는 진행상황에 따라 8월이 될 수도, 그 이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고의 퀄리티로 채운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임 아이오아이가 걸었던 길을 워너원도 걸을 수 있을지, 아니면 더 화려한 꽃길을 걷게 될지는 이 열기가 다소 사그라진 후에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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