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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의 이명주 활용법…“공격을 풀어라”

황선홍 서울 감독을 머리 아프게 하는 건 공격이다. 이런 수 저런 수를 써봐도 시원하게 골이 나오지 않는다. 지난 21일 대구와의 홈경기서는 데얀과 박주영, 윤승원 등을 3톱으로 기용하는 강수를 둬봤지만 이번에도 별무효과였다.

포항에서 활약할 때의 이명주 모습.게티이미지코리아

15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서울이 기록한 골은 18골. 경기당 1.2골꼴로 서울 입장에선 아쉬운 수준이다. 서울이 7위까지 밀려나 있는 것도 공격에서 풀어주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최근 영입한 이명주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명주는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중앙 미드필더, 섀도 스트라이커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포항에서 황 감독의 ‘스틸타카’를 완성시킨 핵심적인 존재가 바로 이명주였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클럽 알 아인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황 감독은 “수비에 쓰려고 이명주를 데려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명주는 볼 터치의 템포가 빠르고 수비라인 뒤쪽으로 연결해 주는 침투패스가 좋다는 평가다. 김세윤 전 축구협회 비디오분석관은 “움직임이 좋은 전방 공격수가 있으면 찬스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위협적인 선수”라고 말했다.

전성기가 지나 순발력이나 스피드가 떨어지긴 했지만 데얀이나 박주영은 지능적인 움직임이 뛰어난 선수들이다. 지금까지는 이 둘에 연결되는 패스가 원활치 못했다. 공간을 빠져들어가도 패스가 아예 오지 않거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이명주가 가세하면 달라질 수 있다.

이명주는 기회가 나면 공격적인 스루패스를 시도하는 도발적인 선수다. 2014년 알 아인으로 이적하기 전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9도움)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문제는 알 아인에서 활약하던 3년 동안 이명주의 공격본능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이명주는 알 아인에서 UAE 간판 스타인 공격형 미드필더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황 감독은 “이명주는 무조건 공격쪽으로 쓸 것”이라며 “수비 성향이 강해졌지만 영리한 선수라 조금만 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주가 꽉 막혀 있는 황 감독과 서울팬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줄 수 있을까. 이명주는 프로축구연맹 등록과 공시를 거쳐 빠르면 내달 2일 전북전부터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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