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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김주찬으로부터…‘멀티’ KIA, 개막전보다 더 강해졌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라인업이 ‘완전체’로 돌아왔다. 강력하다고 했던 개막전 라인업과 또 달라진 모습으로 위력은 더 세졌다.

KIA는 최근 상위타순을 교체했다. 14일 롯데전부터 이명기-김주찬-로저 버나디나가 1~3번으로 출전하고 있다. 톱타자로 뛰어온 버나디나가 3번으로 이동하고 3번이었던 김주찬은 2번으로 옮겼다. 버나디나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루던 2번 타자 이명기가 톱타자를 맡고 있다. 이 타순이 폭발했다. 이후 21일 두산전까지 6경기에서 KIA는 4승2패를 거뒀고 새로운 테이블세터 이명기-김주찬은 타율 4할1푼2리로 10개 팀 중 최강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기존 1·2번 타순 성적도 3할1푼7리로 리그 최강이었던 KIA는 조합을 바꾸고도 폭발력을 유지하고 있다.

김주찬의 부활이 결정적이다. KIA가 타순을 조정한 출발점도 김주찬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KIA 최강 타자였던 김주찬은 올시즌에는 최악의 부진을 겪은 끝에 2군에 다녀와 지난 8일부터 합류해있다. 1군 복귀 이후 중심타자로서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김기태 감독은 김주찬의 자리를 2번으로 상향조정 했다.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을 모두 소화할 능력을 갖춘 다른 타자들이 있어 가능했다. 버나디나의 존재감이 크다. 빠른 발을 가져 입단 이후 톱타자로 고정돼온 버나디나 역시 초반에는 타격 부진으로 고전했지만 5월 중순 이후 뛰어난 장타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도 꾸준히 경기마다 2~3안타씩 쳐내는 버나디나가 중심으로 이동하고, 역시 발빠른 이명기가 톱타자를 소화해주면서 김주찬은 덜 부담스러운 2번에서 타격력을 회복했다. 2번 타자로 출전하기 시작한 14일 롯데전부터 22타수 10안타(.455) 7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타격 1위(.373) 김선빈은 여전히 ‘공포의 9번 타자’로 자리하고 있다. 김선빈은 올시즌 1·4·5번을 뺀 모든 타순을 소화했다. 다만 타격 1위임에도 웬만하면 중심타선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내야 수비의 중심인 유격수를 맡은 김선빈이 풀타임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체력을 아끼기 위한 예방 조치다. 톱타자 능력까지 충분한 김선빈이 9번에 자리하면서 그 효과가 1~2번까지 연결돼 공격 흐름이 매끄럽다. 지난해까지 4·5번을 치던 나지완과 이범호가 각각 6번과 7번을 치면서 KIA는 피해갈 곳 없는 타선을 만들어놨다.

한 타순에 여러 선수가 교차되는 ‘멀티 타순’과 함께 KIA는 수비 포지션 역시 멀티 체제를 이루고 있다. KIA는 올시즌 경기당 야수사용 2위(13.28명)를 기록중이다. 대수비 기용 횟수 역시 2위(135회)다. 엔트리에 포함된 야수들을 매경기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경기 후반 수비를 교체하는 경우가 잦다. 승부가 기울었을 때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교체하지만 수비 강화를 위한 교체일 때도 많다. 21일 두산전에서는 승부가 기울자 최형우를 김호령으로 교체하며 외야 수비 위치를 이동시킨 결과 여러 차례 호수비가 나와 두산의 추격을 차단할 수 있었다. 외야수였던 김주찬이 1루수로 변신해있고, 서동욱은 2루는 물론 외야까지 소화한다. 21일 두산전에서 선발 헥터 노에시는 5이닝 13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3이닝 9실점)보다 월등히 낫지 못한 모습에도 11승째를 거둘 수 있었던 결정적 차이는 수비의 도움이었다.

KIA는 리그 흐름이 명확한 ‘타고투저’로 돌아선 6월에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타율 3할2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아픈 손가락’이던 김주찬까지 돌아와 폭발하면서 완전해진 라인업으로 한여름을 향해 더 강력하게 질주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김주찬이 완전히 (타격감을) 회복하고나면 처음의 라인업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부상만 없다면 현재의 라인업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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