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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포스코 형제…무승부는 몰라요

비기는 법은 모른다. 골 폭죽이 터지면 이기고, 수비가 먼저 뚫리면 질 뿐이다.

철강기업 포스코를 나란히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가 올해 화끈한 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포항과 전남은 K리그 클래식에서 16경기씩을 치른 27일 현재 무승부가 1경기로 가장 적다. K리그 12개 팀의 절반에 가까운 5팀(수원·서울·대구·인천·광주)이 6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무승부가 적다는 것은 승패를 가리는 경기가 많다는 얘기다. 골잡이 출신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은 두 팀이 지키는 축구보다 골 사냥에 공을 들이는 까닭이다. 포항이 수비수조차 상대를 묶는 것보다 공격을 잘 풀어가는 선수를 기용한다면, 전남은 수비수들의 줄 부상으로 생긴 빈 틈을 날카로운 공격으로 극복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공격 앞으로를 외치지만 성적 부담이 커질 수록 웅크리는 다른 팀들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 | 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철가 형제들의 성향은 기록에서 잘 드러난다. 포항은 16경기에서 25골(5위)을 터뜨린 반면 실점도 22골(공동 6위)로 많다. 전남은 한 술 더 뜬다. 득점에서 26골(공동 2위)이라면 실점도 26골(공동 2위)이다.

득점도 실점도 많은 축구라 순위는 중위권(포항 5위·전남 9위)을 오르내리지만 팬들은 쉴 새 없이 터지는 골 폭죽에 환호할 따름이다.

개인 기록도 제철가 형제의 독무대가 됐다. 포항 골잡이 양동현과 전남 골잡이 자일은 나란히 11골로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 전남 미드필더 김영욱은 도움 5개로 이 부문 1위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흥미로운 축구를 보여줘야 팬들이 축구장을 찾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노상래 전남 감독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결국 골”이라고 말했다.

포항과 전남은 후반기에도 화끈한 공격 축구를 살려낼 준비를 마쳤다. 오는 7월 막을 올리는 여름이적시장에서 일찌감치 공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력 보강에 성공한 것이다. 포항은 과거 대전 시티즌과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브라질 골잡이 완델손을 6개월 임대 영입했고, 전남은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미드필더 김재성을 완전 영입으로 품에 안았다. 노상래 감독은 “김재성의 영입으로 공격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며 “성적과 재미 모두 욕심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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