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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들, 전열 다듬고 역량 끌어 모은다 “변화 보는 양상”

코스피가 이틀 연속 2390선까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 ‘빅3’인 롯데·CJ·신세계에 이어 현대백화점그룹 등 이른바 ‘유통 공룡’들이 대거 본사 사옥을 이전하거나 새 곳으로 입주하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 내부에서는 전문 분야를 모아 육성하고, 시장이 방향성을 잡아 가려는 흐름 속에서 ‘판세’를 재정비하려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보고 전열을 가다듬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코스피가 2390선을 넘어선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수많은 논란과 수뇌부 문제가 터져 나와 그룹 전체가 흔들려온 롯데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을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불러모으고 있다. 이는 롯데월드타워 완공에 따라 ‘잠실 시대’를 여는 것은 물론이고 정책적으로 유통 부문에서 ‘롯데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지난 4월 문을 연 롯데월드타워에서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다음달 중순까지는 경영혁신실 전체와 그룹 내 이른바 비즈니스 유닛(BU)들과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등이 잠실로 입주를 마칠 예정이다.

계열사들도 서둘러 이사를 마쳤거나 추가 입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 등이 잠실로 넘어왔고 롯데푸드, 롯데홈쇼핑 등은 주요 계열사 이동과 맞물려 다른 사옥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CJ그룹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직후 1994년부터 사용한 남산 본사 리모델링 결정에 따라 임시거처를 찾아 사무실을 옮긴다. 기존 18층에서 19층으로 본사를 증축하는 것인데, 본사 재이전 시점은 이르면 내년이 될 전망이다. CJ는 이 본사 건물을 국제회의 시설 등을 추가한 ‘스마트 오피스’로 탈바꿈해 그룹 내 글로벌 전문성을 더욱 육성할 로드맵을 짠다.

CJ그룹 남산 본사 사옥

전통 유통 방식에 온라인 분야를 접목하며 변화를 그리고 있는 백화점 업계들도 하반기 본사 이전 계획을 살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사는 현재 중구 본점에 사무실이 있지만, 이르면 8월 반포 센트럴시티에 있는 강남점으로 이전한다. 기획은 물론 백화점 전 부문이 이동할 계획이다.

이러한 신세계백화점의 움직임을 두고 재계에서는 범삼성가(家)에서 이부진과 면세점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독립 경영 광폭 행보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통 전 분야에서 알짜배기 부문만을 골라 키워온 현대백화점그룹도 삼성동으로 본사 이전을 준비 중이다. 2019년 삼성동 KT&G 대치타워 인근으로 이전할 밑그림 아래 대지를 매입하고, 사옥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은 통상 다른 비즈니스 영역 플레이어들에 비해 민감하고 빠르게 캐치하는 감각을 지니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본사 사옥 이전 등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 움직임으로, 경제 전체의 변화를 살피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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