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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9초대 진입 노리는 김국영의 과제는?

김국영이 과연 9초대 진입 숙원을 이룰 수 있을까.

김국영은 27일 10초07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뒤 “언제나 내 목표는 9초대 진입이다. 오늘도 목표는 9초대였다”며 넘쳐나는 자신감을 보였다. 심재용 광주시청 감독도 “연습 때 수동기록으로 9초98을 찍었다”면서 “올해 목표는 10초0대, 내년 목표는 9초대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27일 강원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서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얼핏 들으면 무모한 도전처럼 들린다. 김국영의 최고기록은 아직 10초 0대 후반인 10초07. 100m에서 0.01초를 단축하기란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국영의 자신감에는 최근 보여준 놀라운 기록단축 속도가 뒷받침하고 있다. 2년 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거둔 10초16 이후 전진하지 못했던 김국영은 지난 겨울 허들선수 출신 박태경 코치 지도 아래 주폭을 넓히고 트랙을 박차는 힘으로 스피드를 키우는 새 주법을 익힌 뒤 연거푸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후반 스피드를 계속 유지하는 새 주법의 효과로 이틀 동안 두차례 단축한 기록이 무려 0.09초다.

그의 자신감은 그래서 하늘을 찌른다. “오늘도 출발반응 속도가 빨랐다면 9초대에 진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9초대에 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반 스피드 강화에 주력하느라 최근 소홀했던 출발 훈련에 집중한다면 또 한 번 큰 폭의 기록단축을 기대할 수 있다.

남자 100m 아시아 기록은 2015년 나이지리아 출신 카타르 귀화선수 페미 오구노데가 기록한 9초91이다. 순수 아시아인 가운데서는 중국기록 보유자 수빙텐(중국)이 가장 좋은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김국영(176㎝) 보다 키가 4㎝ 작지만 2015년 두 차례나 9초99를 돌파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수빙텐은 지난 5월엔 뒷바람 초속 2.4m 조건에서 9초92를 찍었다. 비록 기준(+2.0m)을 넘는 바람 때문에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최적의 조건을 만난다면 또 한 번 기록을 단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1998년 이토 고지의 10초 00이 최고기록인 일본에는 10초 0대를 뛰는 선수가 많다. 김국영이 9초대 진입을 목표로 삼을 본보기이자 좋은 경쟁자들이다.

김국영이 이날 기록한 10초 07은 올 시즌 남자 100m 세계랭킹 공동 36위, 아시아 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김국영이 꿈의 9초대에 진입한다면 아시아 최고의 스프린터로 발돋움 할 수 있다.

마의 기록처럼 여겨지던 1979년 서말구의 10초34를 31년 만에 깬 한국 남자 100m는 이제 ‘국보 스프린터’ 김국영 덕분에 9초대 진입을 꿈꾸는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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