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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호 교장의 마음의 반창고] 작심삼일의 이유와 해결 방법

미용을 그만두고 운동으로 대학을 가고 싶다는 민호에게 그 이유를 적어 오라고 했습니다. 민호의 이야기는 과거의 ‘나’로 시작했습니다.

중학교까지 무난하고 행복했다고 합니다. 중학교 2학년 때 한 친구를 만났다고 합니다. 그 친구와 어울리면서 담배를 피우고 술도 마시며 나쁜 짓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2년 내내 엇나가기만 했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질없고 부끄럽게 살았던 것 같다며 후회된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서도 공부는 내팽개치고 노는 것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올 3월에 헬스를 처음 시작하게 됐는데, 성취감을 맛보았다고 합니다.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고도 했습니다.

민호는 이제 운동 관련 대학에 진학해 헬스 트레이너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이 목표를 이루는 데 장애요소로는 ‘중간에 나태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경제적인 것도 힘이 든다고 했습니다. 학교 성적도 문제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내놓은 해결책으로는 항상 초심을 유지하려 애쓰고, 알바를 해서 가급적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

민호는 20대 후반에 기반을 다져놓고 30대 중반에 성공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민호에게 성공한 일상을 가상으로 만들어 상상해 보자고 했습니다.

‘오전 10시에 출근을 한다. 나는 26세의 PT 매니저가 됐다. 오늘 PT가 꽉 차 있다. 회원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고 열심히 PT 수업을 진행한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트레이너 동료들과 개인운동을 한다. 퇴근해 여자친구를 만나 둘이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상담을 마친 소감으로 “내 마음속에 있는 짐을 덜게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친구들 외에는 자기 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없었는데, 오늘 많은 얘기를 한 덕에 정말 자신을 더 사랑하고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다짐을 했지만 작심삼일이 걱정됐습니다. 사실 단단하게 마음먹고 시작하지만 중간에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까요. 상담을 마칠 때쯤 고개를 숙이며 던진 민호의 말 속에 그 이유가 있었습니다.

엄마·아빠가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민호에게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이 지금도 떠오르는지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오래전에 자신이 거실에 있는데, 갑자기 두 분이 싸우면서 큰소리가 나더니 물건도 던지고 몸싸움도 했다고 합니다. 그때 어린 자신은 엄청 두려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의 상처가 마음속에 두려움으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은 그 두려움을 ‘게으름’ ‘귀찮니즘’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야’ 등으로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인식의 오류를 바로 잡기 위해 감정치유 기법을 사용해 민호가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불안하고 두려웠던 어린 시절의 상황과 감정을 문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는 비록 엄마·아빠가 싸울 때 무섭고 큰일날 것 같이 불안했지만, 그럼에도 그런 나를 온전히 마음속 깊이 사랑합니다”를 눈을 감고 다섯 번 반복해 말했습니다. 눈을 뜨면서 마음이 편안해졌으며, 잘 극복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과거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외면하고 싶은 것을 직면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문장으로 만들어 의식적으로 통합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마치 내 과거가 나의 일부였듯이 그때 일어난 감정 또한 자신의 일부임을 인정하면서 다독거려 주는 것입니다. 민호에게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올라오면 위에 있는 문장을 반복해 읽어 보라고 권했습니다. 이 문장이 긍정적 자아와 연결되는 든든한 밧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는 누구?

국내 최초 ‘모험놀이 상담가’로 불리는 방승호 교장은 아이들과의 심리적 교감이나 스킨십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아픈 구석을 잘 치유하는 교육자로 유명하다. 방 교장의 <기적의 모험놀이>와 ‘선생님의 똑똑! 상담실’(소년조선) 등의 저서와 칼럼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글로 알려져 있다. KBS <아침마당>의 목요특강과 유니세프 전직원 대상 특강 등을 통해 유명 강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방 교장은 앨범을 3집까지 낸 ‘가수 교장선생님’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노래 역시 목적은 ‘교육’이다. 모험놀이 상담가 방승호의 칼럼은 스포츠경향을 통해 매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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