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강주일의 다욧일기] ⑫ 식비 줄어들 줄 알았건만…지갑 열리는 다이어트

‘다이어트를 하면 식비가 줄겠지?’라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다이어트 시작 후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쓰게 됐다. 거의 20년간 아침을 먹지 않던 내게 아침식사가 추가됐고, 외식 대신 단백질과 채소 위주의 홈메이드 저녁 식사를 만들기 위해 골고루 장을 봐야 했다. 간식비용도 지출됐다. 고구마 말랭이, 호두, 아몬드, 블루베리, 아보카도 등 맛은 없지만 몸에는 좋다는 각종 식품들이 장바구니에 추가됐다. 특히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하는데, 채소의 유통기한은 길지 않아 마트는 퇴근길 반드시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가 됐다.

다이어트 중에는 언제나 허기진 상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것저것 주워 담기 바쁘다. 두부, 버섯, 달걀, 묵, 곤약, 과일 등 먹을 수 있는 식품은 다 쇼핑한다. 하지만 혼자 살기 때문에 길어야 일주일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쓰레기통행이 돼 버리기 일쑤다.

다이어트 시작 후 퇴근 길마다 봉지 가득 채소와 과일을 사는게 일이됐다. 다이어트 중에는 언제나 허기진 상태이기 때문에 마트에서 장을 볼 때는 쓸데없이 많은 음식을 주워담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들고 오다가 너무 무거워 벤치에서 잠시 쉬는 중. 강주일 기자.

영양제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다이어트 시 부족한 영양분을 영양제로 채우지 않으면 탈모가 오거나 피부가 심하게 상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멘토 머슬마니아 그랑프리 출신 신다원 역시 “오메가3랑 비타민C는 기본으로 먹고 비타민B도 먹는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싸고 좋은 영양제를 찾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시작했다.

오오오~그런데 이게 웬걸…. 배변을 돕고 탄수화물 분해 성분이 함유된(그렇다면 물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겠지!) 다이어트 보조제가 내 눈을 잡아끌었다. 영양제 몇 통과 다이어트 보조제 한두 개를 쇼핑하니 20만원을 훌쩍 넘었다. 모 연예인이 즐겨 먹는다는 해독 주스 역시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일주일치 음료값이 10만원을 호가하는 것을 보고 바로 포기했다.

지난번에 구입한 짐볼·아령·폼롤러·뱃살마사지기 등 각종 운동기구, 운동할 때는 ‘간지’가 나야 한다며 사들인 스포츠 브라와 운동복 등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다이어트 용품 등으로 지갑은 점점 더 홀쭉해져만 갔다.

어제 마트에서 산 식품들로 점심 도시락을 싸봤다. 도시락 내용물은 닭가슴살 삶은 것, 구운 달걀, 호두, 배추, 오이, 파프리카다. 강주일 기자.

여름이 되니 비만치료 시술 광고도 판을 친다. 내 전화번호를 어찌 알았는지 문자도 온다. ‘복부 고주파+카복시 시술 상담하세요♥♡ 바캉스 맞아 50% 할인’ ‘지방세포 박멸하는 다이어트 마사지, 지금 예약하세요’ 등의 문구를 보고 있으면 또 수십만 원이 깨질 것을 알면서도 ‘한 번 가볼까?’ 하는 유혹이 용솟음친다.

어제는 기분전환을 위해 오랜만에 옷가게에 들러 원피스를 샀다. 늘어난 옷 사이즈에 맞춰서는 절대로 옷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 어언 몇 년…유행에 뒤처져 초라한 내 모습은 우울증으로 이어졌고, 그럴 바에는 늘어난 몸에 맞춰 기분 좋게 옷을 입자고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다. 옷장을 싹 다 바꾸면 또 얼마의 비용이 들게 될까…다이어트의 과정은 멀고도 험하다.

-다음 회에 계속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