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주바리의 까칠한 味수다] 슈퍼돼지보다 맛있는 제주산 돼지고기 맛집(feat. 옥자)

“무엇보다도 (고기는)맛이 있어야지.”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보셨나? 배우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CEO 미란도의 대사 중 하나인데(스포일러인가?ㅋㅋ), 비윤리적으로 슈퍼돼지를 생산하고 사육하는 악역이지만 저 얘기 하나만은 옳은 말씀이더군. 아직 안 봤다면 넷플릭스든 극장이든(어둠의 경로는 빼고) 감상해 보길…. 혹자는 영화의 내용 때문에 고기 먹기 불편해질까 봐 걱정하던데, 전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슈퍼돼지를 소재로 한 것이지 육식주의자를 비난하거나 채식주의자가 되라는 주제는 아니니까. 현실에서도 유전자 변형 슈퍼돼지가 우리 식탁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던데…. 우리 땅에서 난 우리 고기만 즐길 수 있길 기원하면서 그런 의미로 슈퍼돼지보다 맛있는 ‘제주산 돼지고기 맛집’으로 고고해 볼까.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성산동에 있는 한국 스타일 돈가스 집이야. 이 집만큼 가성비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푸짐하고 맛 또한 ‘엄지 척’을 부르지. 이곳은 제주산 흑돼지만을 사용한다고 해. 도톰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의 비결은 바로 맥주에 고기를 재어두는 거라고. 그리고 기사식당 스타일 돈가스처럼 망치로 여러 번 두들겨서 얇고 크게 만든 것과는 비교하지 말아줘. 두께가 장난이 아니거든. 데미글라스 소스도 직접 레시피를 개발해 만든다는데, 그 정성이 그대로 오감에 전해져. 수프도 어릴 적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준 스타일이라 향수를 불러오지. 안심·등심·생선가스·콤보 등이 있으니 취향별로 골라 먹도록. ‘기본(안심+등심)’ 7500원부터 가장 비싼 ‘콤보(안심+등심+생선)’ 1만1000원까지 주머니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어. 반찬과 탄산음료는 공짜에 무한리필. 먹다 좀 느끼하다 싶으면 맥주도 준비돼 있으니 참고하길.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메뉴판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돈가스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콤보

■ 애월식당

‘애월’이라는 이름대로 서울도심 한복판에서 제주 숙성육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식당이야. 오겹살·목살·항정살 등은 1인분(180g)이 1만4000원이지만 ‘제주모둠’을 시키면 600g이 4만3000원, 800g이 5만4000원으로 단가가 확 떨어지니 3~4명이 함께 가는 편이 유리하지. 두껍게 썬 생고기는 냄새를 잡아주는 월계수잎과 굵은 소금만 살짝 뿌려져 나와. 핑크핑크한 고기 색깔에서 신선함이 느껴지더라. 이 집 고기 맛의 비결은 ‘드라이에이징(건조 숙성)’이라고.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숙성시킨 후 겉은 잘라내고 안쪽만 먹는 방법인데 소 말고 돼지고기도 드라이에이징한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안 사실.

애월식당
애월식당
애월식당
애월식당
애월식당

고기는 훈남 직원들이 모두 구워주니 우리는 그냥 즐겁게 먹기만 하면 되지. 명이나물과 상추 등 반찬도 부족함 없이 깔끔해서 좋더라고. 사이드메뉴인 김치찌개나 김치말이국수도 인기가 좋은 편이야. ‘멜젓’은 서울 사람들 입맛을 고려했는지 현지에서 맛본 것만큼 진하지 않아 살짝 아쉬웠다는…. 소주, 맥주, 청하에 한라산까지 똑같이 4000원이라는 점은 감동. 그보다 맘에 쏙 든 점은 일회용 앞치마였어. 소주회사에서 제공한 지저분한 다른 집 것과는 달라서 굿~. ‘애월식당’의 간판 로고가 옥자 포스터 닮은 건 그냥 눈 감아 줘^^.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