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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VR…글로벌 시장은 ‘성큼성큼’, 국내 기반은 ‘엉금엉금’

글로벌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시장이 올해부터 4년간 매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국내시장은 기반 미비로 VR게임 경험률이 10%대에 그치는 등 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참석자가 피겨스케이팅 VR을 체험하고 있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AR·VR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2017년 114억달러(12조9000억원) 규모에서 2021년까지 2150억달러(242조7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113.2%에 달한다.

IDC는 “AR·VR의 초기 투자와 활용을 이끌어 갈 영역은 소비자, 소매유통, 제조 부문이 될 것”이라며 “향후 정부 서비스와 교통·교육 등 공공 부문도 이 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차세대 AR·VR 하드웨어들이 등장하면 산업 영역이 이들 기술을 가장 앞장서 차용할 것으로 IDC는 내다봤다. 2021년이 됐을 때 AR·VR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산업 영역은 △산업 유지·보수(52억달러) △공공 인프라 유지·보수(36억달러) △소매 쇼케이스(32억달러)이며, 소비자 영역에서는 AR·VR 게임이 95억달러 규모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AR·VR 산업이 미래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산업화를 위한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AR·VR 저변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임의 경우 값비싼 하드웨어와 부족한 소프트웨어 탓에 대중화가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5∼6월 국내 게임이용자 211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VR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고 밝힌 이는 345명(16.3%)에 그쳤다. 이는 그동안 나온 ‘VR 게임 대중화’ 예측과는 엇갈리는 결과다. 애초 게임은 영화·방송과 함께 VR 산업에서 가장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관측됐던 분야다.

VR 게임 경험자에게 어떤 기기로 게임을 즐겼는지를 물은 항목(복수 답변 허용)에서는 ‘스마트폰’이 65.8%로 가장 답변이 많았고, ‘VR 게임방 등 업소 기기’는 50.5%로 2위였고 게임기(46.6%)와 PC 관련 기기(24.1%)가 그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VR 게임의 보급이 느린 이유로 하드웨어가 너무 비싸거나 무겁고 관심을 일으킬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실제로 오큘러스나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가정용 기기는 고급 PC나 게임기부터 먼저 사야 해 전체 기기 비용이 100만∼200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또 붐업에 필수적인 초대형 VR 히트작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현재 주요 대형 게임사 중 VR 대작을 준비하는 사례가 없다.

이와 관련,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4일 인천 송도 트리플 스트리트에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형 VR테마파크 ‘몬스터 VR’을 오픈했다. 몬스터 VR은 놀이공원 규모의 인테리어에 VR 콘텐츠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미한 신개념 테마파크로 △정글존 △시네마 VR존 △큐브 VR존 △익스트림 에버랜드 VR존 등 모두 4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됐으며, 이용자가 테마파크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실감콘텐츠산업협회 창립을 준비 중인 김동현 박사(전 세종대 교수)는 “산업에 대한 붐업을 위해 일단 ‘짧고 강렬한 플레이’에 특화된 놀이공원 등 업소용 VR 기기로 초기 수요를 다지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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