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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성재, 배우로서 헛된 꿈 좇지 않는 이유

“오랫동안 한 곳에서 발렛 파킹 아르바이트를 해왔어요. 데뷔 이후에도요. 이것 때문에 ‘넌 연기에 열정이 없느냐’는 오해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배우라고 해서 늘 작품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불안정한 직업이라 놀 수만은 없죠. 게다가 전 집에서도 가장이거든요. 연기 연습도 열심히 하면서 일도 하는 거에요.”

배우 최성재의 한 마디는 듣는 이를 놀라게 했다. 배우라고 체면 차리기에 급급한 다른 사람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KBS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 최성재가 1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8.01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배우로서 ‘품위 유지’에 대한 욕심은 없냐고 하니 ‘내 주위 사람들이 내가 배우란 걸 다 아는데, 굳이 데뷔를 했다고 일을 안 하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마냥 헛된 꿈만 좇지 않는 소신이 엿보였다. 늦은 데뷔에도 그의 롱런이 기대되는 말이기도 했다.

최성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첫 주연작인 KBS2 <TV소설-그 여자의 바다> 촬영 뒷얘기와 배우로 안착하게 된 성장기까지 모두 털어놨다. “현실적인 성격”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한 것처럼 뚜렷한 가치관으로 움직이는 배우였다.

KBS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 최성재가 1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8.01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31살 데뷔, 조급하지 않은 이유

1984년생인 그는 지난 2013년 tvN <푸른 거탑>으로 데뷔했다. 31살 때의 일이다. 늦은 감이 없냐고 물으니 갸우뚱 거린다.

“고등학교 연극반 활동 후 진로를 배우로 정하면서 동국대학교에 진학했어요. 제대 후 8년 만에 졸업하니 28살이더라고요. 그리고 1년 만에 소속사를 찾았고, 눈에 크게 띄진 않았지만 일할 기회는 계속 있었어요. 그리고 절 도와주려는 사람들도 많아서 ‘언젠가 제대로 된 기회가 오지 않을까’란 기대감도 있었고요. 그래서 늦었다고 생각도 안 했고, 조급하지도 않았어요.”

이런 여유는 그의 마음가짐으로부터 시작됐다.

“원대한 꿈을 가지는 편이 아니에요. 그럼 쉽게 지칠 수도 있겠죠. ‘내가 지금 해야할 것만 열심히 하면 언젠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오랫동안 배우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에요.”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면이 자신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그다.

“왠만하면 부딪히지 않고 좋게 생각하려는 편입니다. 예전엔 다혈질이었지만, 나이 들면서 많이 변했어요. 너무 둥글게 굴어서 가끔 ‘열정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요.”

KBS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 최성재가 1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8.01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첫 주연작 <그 여자의 바다>의 의미

데뷔 후 4년 만에 첫 주연작을 꿰찼다. <그 여자의 바다>서 재벌2세 선우 역을 연기하며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시대극이고 첫 장편 주연작이라서 부담이 있었어요. 극이 흘러가는 데에 저로 인해서 누가 될까봐요. 저만 튀면 안 되잖아요.”

극 중 할머니로 나온 반효정이 큰 도움을 줬다고.

“반효정 선생님은 현장에 늘 가장 빨리 나오셨어요. 자기 대사 연습도 끝낸 뒤 선뜻 후배들과 호흡도 맞추곤 하셨거든요. 제겐 정말 자상하게 가르쳐줬죠. 시선처리, 감정선, 캐릭터 분석 등 하나하나 자세하게 알려주셨죠. 정말 많이 배웠고, 감사했어요.”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 오승아와 호흡도 굉장히 좋았단다.

“처음엔 아이돌 출신 배우라고 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했어요. 하지만 곧 친해졌어요.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가족 같았거든요. 서로 호흡도 잘 맞았고요. 오승아에게도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에요.”

KBS TV소설 <그 여자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 최성재가 1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8.01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인간’ 최성재에게 가장 소중한 건?

배우로서 이제 제대로 된 한 발을 뗀 그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사람’이 제일 소중해요. 절 생각해주고 걱정해주는 분들이요. 인복이 많은 편인데, 주위에도 제가 그만큼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죠.”

올해 버킷리스트에도 큰 욕심 부리지 않았다.

“작품을 끊이지 않게 하고 싶어요. 물론 상을 받는다는 등의 큰 꿈을 가끔 꾸기도 하지만, 이게 안 되면 실망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항상 제가 현재에 할 수 있는 최선을 계획하고 행동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8년 뒤 40살이 된 그는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까.

“8년이라…. 아마 그 때까지 여러 기회가 돌아온다면 이 역, 저 역 연기하면서 40살이 되어 있겠죠? 필모그래피가 많이 쌓여 있을텐데, 그땐 사람들이 많아 알아봐주는 배우가 됐으면 해요.”

최성재는 다음 달 방송되는 SBS 새 월화극 <사랑의 온도>서 수셰프인 이성재 역으로 다음 행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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