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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생리대 물가’…최근 7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

국내에서 판매 중인 생리대의 최근 7년간 가격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비싼 편이지만, 최근 불거진 유해성 논란 등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해 여성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는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 깨끗한나라, P&G, 웰크론헬스케어 5개 업체가 전체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이 중 시장점유율이 절반에 가까운 유한킴벌리는 그동안 가격 인상을 주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지난해의 경우 생리대 ‘좋은느낌’의 공급가를 8∼20% 올리려다 소비자들이 반발하자 기존 제품보다 값을 올린 신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일부 여학생들이 비싼 생리대 가격 때문에 다양한 대용품을 사용했다는 경험담을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제품들

이에 유한킴벌리는 신제품 ‘좋은느낌 매직쿠션’보다 가격이 30∼40% 낮은 ‘좋은느낌 순수’(중형·대형)를 몇 달 후 출시했다. 하지만 값이 저렴한 제품보다 비싼 신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생리대는 여성이 평균 40년 동안 약 1만개를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으로, 정부는 2004년부터 생리대를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국내 생리대 가격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편이다. 서영교 의원에 따르면 한국 생리대 1개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기준 331원으로, 일본과 미국(181원), 프랑스(218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가격 상승률도 다른 품목보다 월등하게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7월 대비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13.2% 상승했지만, 생리대는 무려 26.3% 올랐다. 같은 기간 기저귀는 10.5% 올랐고, 화장지는 2.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큰 셈이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생리대 재료인 펄프와 부직포 가격은 2010년보다 각각 30%, 8% 떨어졌다.

무엇보다 여성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지불하면서도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생리대에 어떤 화학 물질과 성분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그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아무런 연구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최근 생리대 부작용 논란이 일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뒤늦게나마 생리대에 대해 형광증백제, 산·알칼리, 색소, 포름알데히드, 흡수량, 삼출 등 9개 항목을 검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도의 검사로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유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깨끗한나라의 릴리안은 접착제 성분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가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생성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현재 생리대 품질 검사 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아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여성단체들은 15년 전부터 일회용 생리대에서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모든 성분에 대한 검증을 요구해왔고, 식약처는 지난해에야 104종의 유해물질에 대한 검출법과 검출량, 위해성 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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