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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정상훈의 ‘나비효과’

“대세요? 누군가는 지금 떴을 때 점프해야 할 시기라고 하지만, 전 거북이처럼 느릴 지언정 꾸준히 갈 거에요. 제 삶의 모토가 노력,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이거든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사람’ 덕분이었으니까요. 제게 손을 뻗고 밀림에서 꺼내준 게 다 그 ‘사람’들이었어요. 전 그렇게 인생을 살아야 ‘나비효과’(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처럼 돌아온다는 것을 믿어요.”

배우 정상훈은 오랜 무명 끝에 두 번의 도약을 이뤘다.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로 처음 이름을 알렸고, 종합편성채널 JTBC <품위있는 그녀>로 전성기를 맞았다. 이제야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기쁨의 미소를 가득 머금고 취재진을 맞았다.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 출연한 배우 정상훈이 29일 서울 이태원 한 카페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8.29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정상훈의 사람들 #김희선 #임창정

정상훈을 지금의 위치로 이끈 건 그의 사람들이었다.

“제 연기에 처음 실망하고 있을 때 대학로로 이끌어준 게 정성화 선배였어요. ‘일도 없었을텐데 대학로로 가볼 생각 있냐’고 손을 뻗어줬죠. 또 10년 넘게 공연만 했고 이제 설 자리가 없어지자 신동엽 선배가 손을 잡아줬어요. <SNL코리아>로요. 또 혼자 일하고 있었을 때 배우로 키워주겠다며 소속사로 영입해준 황정민, ‘양꼬치 앤 칭따오’ 열기가 꺼질 때쯤 조정석이 ‘여행 같이 가자’고 제안했고 나영석 PD를 설득해 <꽃보다 청춘>을 찍게 해줬죠. 그 결과로 MBC <운빨로맨스>를 찍었고, 그 PD의 사수인 김인철 PD의 <품위있는 그녀>에 캐스팅된 거예요. 어디에서 어떤 좋은 결과를 운좋게 바라는 게 아니라, 매번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게 생각하면 그게 ‘나비효과’처럼 돌아오는 것 같아요.”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 출연한 배우 정상훈이 29일 서울 이태원 한 카페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7.08.29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겸손한 말에 그의 인성이 묻어났다. 실제 그와 함께 연기한 김희선, 임창정 등은 ‘정상훈’ 이름 석 자만 나와도 칭찬하기 바쁠 정도였다. 특히 <품위있는 그녀>서 호흡을 맞춘 김희선은 “내 생애 최고의 상대역”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저 역시 앞으로도 향후 10년간 김희선 같은 파트너는 못 만날 것 같아요. 빈말이 아니라 주연으로서 촬영장 분위기를 잘 조성하는 콘트롤 능력이 대단하죠. 스태프들을 생각하는 배려도 정말 크고요. 김희선에 대해서 지금 계속 칭찬만 나오는데,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번은 제가 추울 것 같다고 손난로를 선물로 주는데, 그 온기가 사람을 감동시키더라고요. 아내도 저만큼이나 김희선을 좋아한다니까요!”

임창정은 영화 <로마의 휴일> <게이트>에서 정상훈과 호흡을 맞췄다. 게다가 자신의 첫 연출작에도 그를 캐스팅할 거라 선언했다. 그만큼 정상훈을 향한 애정이 엿보였다.

“임창정과 <로마의 휴일>에서 처음 만났는데, 정말 많은 연기 조언을 해줬어요. 그를 보면서 저도 엄청 배웠고요. 또 술자리에선 제 자랑을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영광이죠. ‘한국의 주성치’라고 불리는 그가 칭찬한다니! 그래서 작은 바람이 생겼어요. 저랑 임창정은 둘 다 코미디를 잘하니 그 장르에서 콤비로 여러 흔적을 남기고 싶어요. 한 획을 그어보고 싶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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