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번 버스’ 논란이 동영상 공개 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게시판에 지난 11일 신사역에서 중랑공영차고지 방향으로 향하는 240번 간선버스 승객 민원 게시글로 문제가 촉발이 됐다.
게시글에 따르면 승객으로 붐비는 버스에서 한 아이가 건대역 정류장에 내리고 어머니는 아직 내리지 않았는데 문이 닫히고 버스가 출발했다. 승객은 어머니가 울며 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지만 버스기사가 이를 무시하고 다음 정류장인 건대입구사거리역까지 운행한 후 문을 열어줬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시내버스가 어린아이만 내리고 엄마는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그대로 출발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버스 기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이 과정에서 아이가 만원버스에서 밀려서 떨어진 것으로 알고 버스기사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12일 자신을 ‘240번 버스기사의 딸’이라고 소개한 누리꾼 반박글이 한 포털사이트에 올랐다. 이 누리꾼은 “아버지는 소리를 듣고 한 번 더 문을 열었지만 더 이상 내리는 승객이 없어 출발한 것”이라며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놀다 같이 내린 것을 그 어머니가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내용은 다시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에 서울시는 민원글을 토대로 버스기사를 불러 경위서를 받고 버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다.
문제가 된 버스 정류장에서 240번 승객들 승하차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은 YTN을 통해서도 공개됐다.
영상에는 전날 오후 6시30분쯤 서울 건대역에서 승객 10여명이 차례로 내린 후 문이 닫히기 전 여자아이가 뛰어내리는 모습이 잡혔다.
버스 내부 상황을 볼 수 있는 CCTV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아이의 엄마는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상황이었다.
서울시 분석과 버스 기사가 제출한 경위서 내용을 종합하면 당시 240번 버스는 문제의 정류장에서 16초 정도 정차했고 출발 후 10m가량 지나 2차로에 진입하고 20초가량 지난 후 다음 정류장에 정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이 어머니는 버스에서 내린 후 건대역 정류장으로 돌아가 아이와 무사히 만났으며, 자양1파출소를 방문해 버스기사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으나 별다른 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버스 운영업체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버스 운행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버스기사는 아이 어머니에게 사과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버스가 정류장에 얼마 동안 정차해야 하는지 등 시내버스 운행에 관한 세부 규정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버스는 정류장에 약 16초 정차했고 어머니가 하차를 요청했을 때는 버스가 이미 건대입구사거리를 향해 4차로에서 3차로로 차선을 변경한 상태”라며 “당시 하차하면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버스기사가 판단했다”고 언론을 통해 말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누리꾼은 공개된 동영상을 통해 하차 한 아이가 7살이고 스스로 버스에 내린 것으로 보이자 아이 어머니가 아이를 잘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비판과 함께 ‘여혐’, ‘맘충’ 등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