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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번 버스 논란’ 에 불지핀 장본인, 해명글 올려 “마음이 무겁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240번 버스’ 관련, 처음 커뮤니티에 글을 남긴 누리꾼이 해명글을 올렸다.

‘얼음동동쌍화차’라는 온라인 아이디를 쓰는 이 누리꾼은 ‘어제 버스 처음으로 글쓴이라오ㅠㅠ’ 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제 글쓴 뒤로 핫플이 되고 정신없이 기사를 찾아보고 그랬다”며 “내가 처음 글을 올려 상황이 이렇게 커진 것 같아 너무 가슴이 두근거리고 내가 마치 거짓말을 한 것처럼 글 쓴 것 같아 정신이 없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아이 나이가 4살 정도로 어려보였다고 썼는데, 진짜 아이 나이를 확실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나도 처음부터 아이와 엄마를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며, 아이가 내리는 옆모습만 봤는데, 아이 엄마가 소리치며 기사님 부를 때는 그 주변 교통상황이나 차선 이런건 솔직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본 상황을 적었던 것 뿐”이라고 썼다.

‘240번 버스 정차’ 논란에 불을 붙인 누리꾼이 사과문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는 또 “아이 엄마가 급하게 내리고 다음 정거장에서 어떤 아저씨 승객 한 분이 기사에게 ‘뭐가 급해서 못 세우냐’는 식으로 한마디 했다”며 자신의 글에 대해 해명했다.

이 누리꾼은 “지금 기사가 계속 뜨고 상황이 커지다보니, 내가 직접 본 상황이 마치 허구로 지어낸 것처럼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마음이 너무 무겁다. 내가 상황을 좀 더 살피고 글을 썼어야 하나 후회되기도 하고, 아이도 찾았는데 이렇게 기사화되서 불편하게 만들었을 아이 엄마와 아이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지금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하고 괜히 죄인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겁다”라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기사에게 사과하는 내용은 없네” “저러다 버스 기사 잘려서 생계 유지 막막하든 말든 마음만 무거우며 살았겠지” “조미료를 얼마나 친거냐, 이 정도면 사기” “글 하나가 운전사를 생매장 시킬 뻔 했다” “사과문 말투가 왜이러냐”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12일 트위터 등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차한 240번 버스에서 3~4살 가량의 아이가 내렸지만, 버스 기사는 아이 엄마가 하차 하기 전에 그대로 출발했다. 아이 엄마는 울짖으며 ‘아이가 혼자 내렸다’며 정차를 요청했지만, 기사는 고성과 욕설을 하며 버스를 그대로 출발시켰다”는 내용의 글이 퍼지며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됐고, 버스기사는 큰 비난을 받았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240번 버스 논란’에 반전이 숨어있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240번 버스’의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7살 아이가 하차한 뒤에도 버스는 정류장에서 16초 정도 정차했으며, 출발 후 10m가량 지나 2차로에 진입했다. 버스에 남아있던 아이 엄마는 그제야 아이가 없어진 걸 깨닫고 버스기사에서 문 개방을 요구했지만 버스는 이미 8차선 도로에 진입했다. 서울시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사는 사고로 번질 우려가 큰 만큼 정차를 거부하고 다음 정류장에 정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하나 때문에 평범한 버스운전 기사가 졸지에 ‘마녀사냥’을 당한 것이다.

해당 버스 기사의 딸은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려 “아버지가 근 25년동안 승객과의 마찰, 사고 등 민원은 한번도 받지 않으셨고 이렇게 행동하실 분이 아니기에 ‘이게 사실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어 글을 올린다”며 “아버지는 승객의 말을 무시하거나 욕을 하지 않으셨고, 아이를 잃어버렸을 수도 있는 아주머니는 세상이 무너지는 감정이었겠지만, (아버지가)중간에 내려주지 못한 것은 버스가 중앙차로에 들어서고 있었기 때문에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서울시 측은 “해명을 위해 CCTV를 공개하려 했지만, 당사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CCTV를) 올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 결국 영상 공개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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