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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묻고, 남진 답하다①] “배앓이 트로트 가요, 배고픈 트로트 가수”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전통가요(트로트)의 활성화를 위해 가수 남진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트로트 전문 방송 프로그램이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에서 트로트 가수들이 느끼는 위기 의식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앞서 가수 남진은 “우리나라의 뿌리가요인 일명 트로트가요의 활성화 위해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아베총리 등이 나서 전통음악 엔카 부흥을 위해 국가적인 차원의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남진 등 트로트 가수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정 의장과의 만남을 추진한 것이다. 아래는 정 의장과 남진이 트로트 활성화를 위해 나눈 대화다. 기사는 [국회의장 묻고, 남진 답하다]①부터 ④까지 이어진다.

■‘시일야 트로트방송 대곡’

먼저 남진은 정 의장에게 트로트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했다.

“민족의 한을 달래며 고난의 세월을 함께한 트로트음악은 우리 가슴속의 혼이며 뿌리입니다. 뿌리가 튼튼하게 버티고 있었기에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입니다. 아버지·어머니가 있어 우리가 존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트로트는 우리 것 입니다. 지금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음악도 그 뿌리를 우리의 것에 두었으면 합니다. 일본은 벌써 십여 년 전부터 자기네 음악인 엔카와 더불어 아이돌 음악도 자기네 정서에 맞는 음악으로 정착해 있습니다. 우리도 젊은 사람들의 음악이 완전히 우리 것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트로트음악의 건재함이 있어야 합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건물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음악의 베이스는 트로트란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옛것을 알고 새것을 익히자’라는 ‘온고이지신’이라는 옛말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할 것 입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과 가수 남진.

- 그렇다면 위기에 빠진 트로트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트로트 불황의 문제점은 어디에서 출발하는 것인지.

“지상파 방송의 라디오에서 트로트 프로그램 축소화로 현실적으로 트로트가요를 대중들에게 알리는데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던 KBS <희망가요> 마저 폐지되어 지상파에서 트로트 노래를 공표할 수 있는 곳은 원음방송의 프로그램 한두개 정도입니다. SBS에서 얼마 전 신설된 프로그램 하나, 지방의 교통방송의 프로그램 정도가 전부이니 너무나 미약한 현실입니다.”

- TV 프로그램에서는 트로트를 들을 수 있던데, 현실은 어떤 가요.

“KBS의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등입니다. 얼마 전 새로 신설된 <노래가 좋아>가 있는 데, 이 프로그램도 가수 한명만 출연하기에 트로트가수들의 설자리는 너무나 막연할 뿐 입니다.”

- MBC, SBS는 아예 트로트 TV프로그램이 전혀 없습니까.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60세 인구비율이 전체인구의 17.1%로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2020년 쯤에는 그 비율이 약 23.2%로 육박하고, 2026년 쯤에는 65세 이상인 인구가 40%를 넘어서 완전 고령사회가 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고령사회를 감안해 두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트로트 프로그램을 신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회의장 묻고, 남진 답하다]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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