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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파주 몸짱맘’ 어화준 “아이 둘 출산 후, 내 인생에 복근 한번 남기자 했죠”

둘 째 출산 후 다이어트 위해 운동 시작
머슬마니아 나간다니 ‘애 엄마가 왜 그렇게까지 하냐’ 핀잔도…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

두 아들의 응원을 받으며 ‘머슬마니아’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몸짱맘’ 어화준씨.

전국민 피트니스 축제, 머슬마니아 세계대회 선발전이 1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월 22일부터 23일까지 양일간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2017 머슬마니아X 맥스큐 피트니스 세계대회 선발전> 하반기 대회가 개최된다. 초창기 전문 피트니스 선수들이 주로 참가했던 이 대회는 해를 거듭할 수록 운동에 관심있는 일반인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전국민이 즐기는 피트니스 대회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는 오는 11월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의 한국대표 선발전을 겸한다.

이번 하반기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선수들 가운데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꿈의 무대에 도전한 용기있는 출전자들을 미리 만나봤다. 릴레이 인터뷰 그 두번째 주자는 평범한 주부에서 ‘몸짱맘’으로 거듭난 어화준 씨(35)다.

출산 후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를 시작했다는 어화준씨. 사진 스티브백.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3년 반 전쯤 둘 째 아이를 낳고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를 시작했다. 첫 째 출산 후 살이 많이찌고 배도 트니 속상했다. 그래서 둘 째 때 음식조절을 했는데도 출산 후 살이 잘 안빠지더라. 이건 거의 모든 엄마들의 고민일거다. 처음에는 식단조절로 10kg을 뺐는데 몸에 탄력이 없었다. 그래서 헬스와 요가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아이 둘 낳고 집에만 있다보니 직장생활 하던 아가씨 때와는 많이 다르더라. 우울증도 오고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든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며 세운 1차목표는 ‘보디 프로필’사진을 찍는 거였다.

-요즘 ‘보디 프로필’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더라.

‘누구나 몸 속에 11자 복근이 있다던데, 내 인생에서 11자 복근 한번 만나보자’ 는 마음이었다. 인생샷을 남기고 ‘아, 나도 그럴때가 있었지’ 하며 살고 싶었다. 헬스, 요가, 식이요법을 꾸준히 병행한 끝에 어느날 ‘복근님’을 만나게 됐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디 프로필 전문 포토그래퍼를 찾게됐고, 지난해 2월 드디어 사진을 찍었다. 그 때 작가님이 피트니스 대회 나가보는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 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몰라서 그냥 넘겼었다. 그러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출전을 결심하게 됐다.

운동으로 건강한 몸을 만든 지금 이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는 어화준씨.


-아이들 반응은?

요즘 애들이 엄마가 뚱뚱한걸 싫어한다고 하더라. 우리 아이들도 엄마 응원 많이 해준다. 이번 대회 때도 남편과 함께 올 예정이다. 남자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엄마 열심히해, 똑바로 해’ 하고 충고도 하고, 승부욕이 있어서 그런지 ‘엄마 무조건 1등해’ 한다. 내가 건강식을 먹은 다음부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일반식과 건강식을 병행해 먹는다. 가족이 다 같이 건강식을 먹는게 습관이 된 것 같아 좋다.

출산 후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를 시작했다는 어화준씨. 평범한 몸매에서 최고의 ‘몸짱맘’이 됐다. 사진 스티브백.
남편의 묵묵한 응원 덕분에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어화준씨.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두 번의 출산 끝에 쌓인 임신살을 날려버린 어화준씨.

-대회 의상이 노출이 심해 반대하는 남편도 있다던데.

출전 못하게 안하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남편이 아무말 없이 묵묵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남편이 결혼 전에 아이 낳아서 몸 망가지면 PT받게 해준다고 했었는데, 그러고보니 약속을 지킨 셈이 됐다.(웃음)

-힘든 점은 없었나.

고정관념이란게 무섭더라. 처음에는 아무도 인정을 안했다. ‘애 엄마가 왜 그렇게까지 하냐’는 거다. 특히 친했던 친구들이 많이 반대했었다. 만날 시간도 줄어들고, 식단조절을 하다보니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엔 외로웠는데, 지금은 운동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됐다. 또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람들도 내 몸이 달라지니 조금씩 좋은 시선으로 봐주고 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라고 말해준다.


운동을 통해 새롭게 맺게된 건강한 인연들이다.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좋다고. 맨 위에 우뚝 솟아있는 사람이 어화준씨다. 사진 스티브백.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하면서 달라진 점은?

지금이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이다. 너무나 만족스럽다. 과거에 비해 많이 밝아졌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이, 내 모습이 너무 좋다. 나는 몸이뻣뻣하고 낯가림도 심해서 포즈와 워킹을 배우는데 너무 힘들었다. 워킹 선생님이 많이 고생하셨다. 무대에 절대 못올라갈 줄 알았는데, 그걸 해 내는 내 모습이 자랑스럽다.

-몇 위가 목표인가?

사실 수상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전업주부 9~10년차가 되니 새 직업을 찾고 싶더라. 대회 후에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르바이트로 병행할 수 있는 주부모델 등에 지원해보고 싶다. 패션 쪽에 워낙 관심이 많았는데, 딱히 용기는 없었다. 운동을 하고 자신감이 생기니 내가 관심있는 쪽으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내 꿈에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두 번의 임신살을 날려버린 ‘파주 몸짱맘’ 어화준씨.

-마지막으로 출산 후 다이어트 중인 엄마들에게 한 마디.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집 근처에 헬스장이 없었다. 3~4km거리를 차타고 나가 운동했다. 의지 하나로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동네에 헬스장이 생겼는데 동네 엄마들이 나보면 ‘살이 많이 빠졌다’며 부러워하고 다들 열심히 하더라. ‘운동도 중독’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엔 운동하는게 힘들었는데 지금은 하루에 헬스장에 2번 갈 때도 있고, 틈나면 무조건 헬스장에 왔다갔다 한다. 어설프게 다이어트 하면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게 된다. 계속 반복되는거다. 큰 목표가 없으면 안된다. 먼저 자신만의 목표를 세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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