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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일의 다욧일기] 말로만 듣던 ‘근육돼지’가 되고있다

요상하게 몇 개월째 몸무게가 더 늘고 있다.

지난 주말 네 살배기 우리 조카는 소파에 누워 있는 내게 다가와 배를 만지며 “고모, 애기 언제 나와?”라는 질문으로 굴욕을 선물했다.

인보디 체크 결과를 되짚으며 유심히 살펴봤다. 그랬더니 일주일에 0.3㎏과 0.5㎏씩 꾸준히 근육량이 늘고 있었던 게 아닌가! 몸무게가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근육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다이어터에게는 청신호다. 근육량이 많아야 기초대사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근력운동만으로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근육돼지’가 된 뒤에야 깨닫고 ‘드디어’ 유산소운동, 밤조깅을 시작했다. 사진은 본인이 아닌 자료 사진이다.

문제는 체지방량이었다. 근육은 늘고 있는데 체지방량은 전혀 줄지 않았다. 하루 세끼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안 먹던 아침밥을 먹고 있는 데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며 소고기를 너무 많이 먹고 스쿼트와 런지, 아령 등 근력운동도 너무 열심히 한 탓일 거다. 아뿔싸! 말로만 듣던 ‘근육돼지’가 되고 있는 건가!

어릴 적부터 우리 오빠는 틈만 나면 거울에 하염없이 자신의 팔과 가슴 근육을 비춰보곤 했다. 그건 자신의 몸매에 무척 자신이 있어서였는데, 우리 오빠는 나와는 정반대로 초등학교 때부터 계주선수를 도맡고 각종 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체육우등생이었다.

벌써 20년쯤 지난 일이 됐지만, 오빠는 군대 말년병쯤 ‘세상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휴가를 나와서는 갑자기 자신의 덩어리진 근육이 마음에 안 든다며 “복싱을 통해 섬세하게 이뤄진 잔근육질 몸매를 만들겠노라”고 선언했다. 그러고는 몇 달 뒤 실제로 (얼굴을 떼놓고 보면) 영화 <아저씨>의 원빈 같은 몸매를 만들어 돌아왔는데, 이후로 매일 아침저녁 자신의 근육을 만져 보라며 자랑하는 통에 엄청 귀찮았던 기억이 있다.

오빠는 자신이 원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잠시 동안 근력운동은 일절 안 하고 유산소운동만 하면서 몸에 붙어있던 지방과 근육을 몽땅 빼버렸다고 했다. 아예 백지에서 시작한 거다. 이후 복싱과 다양한 근력운동, 식단조절을 통해 몸을 만들었다. 식이요법, 유산소운동, 근력운동의 3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건강한 다이어트의 결과물이 완성된다는 그 평범한 진리를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앞으로 한 달간 유산소운동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빠른 다이어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아침 공복 유산소 운동이 가장 좋다고 하지만, 저녁형 인간인 나는 차라리 저녁에 달리기로 했다. 밤 조깅을 시작한 지 3일째가 됐다. 나처럼 운동복을 입고 포켓몬고를 하며 달렸다 섰다를 반복하는 동네 주민들을 만나니 웃음도 났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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