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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두산의 마지막 승부를 가를 ‘5인의 남자’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최형우 헥터 버나디나(이상 KIA), 장원준 김재환(이상 두산). 이석우 기자 연합뉴스

이들의 마지막 승부가 뜨거워질 줄은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8월31일부터 이틀간 광주에서 열린 KIA와 두산의 2연전에서 KIA는 연승을 거두며 2위 두산을 4.5게임차로 밀어내고 선두 싸움을 정리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 점차 좁혀지던 두 팀의 간격이 다시 바짝 붙었다.

KIA와 두산은 22일 광주에서 시즌 최종인 16차전을 벌인다. 21일 현재 승차는 1.5게임. KIA가 이기면 매직넘버 5까지 줄이며 사실상 우승을 굳히는 분위기로 접어들지만, 두산이 승리하면 대역전 흐름으로 가거나 시즌 끝까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바로 양팀의 5인이다.

타선을 이끄는 양팀 4번타자의 존재감이 주목된다. 두 팀 타선은 올 시즌 팀공격력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가을로 접어들며 기복을 보이고 있다. 특히 4번타자의 타격 페이스에 따라 전반적인 득점력이 연동되는 측면이 많았다.

지난 8월말 대결에서는 두산이 김재환의 타격침체로 고전했다. 여름 내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타격이 8월 들어 가라앉았다. 김재환은 KIA와 첫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둘째날에는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지만, 수비에서 실수를 하는 등 컨디션 난조로 중도 교체됐다.

8월 타율 0.278을 기록한 김재환의 9월 성적은 타율 0.321에 4홈런 19타점. 김재환이 완만한 속도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KIA의 경우, 4번타자 최형우의 페이스가 관건이다. 최형우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263 1홈런 3타점으로 주춤하다. 지난 20일 광주 SK전에서는 관리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최형우는 슬럼프가 거의 없는 편이다. 슬럼프 징후가 보이더라도 짧게 끊고 간다. KIA는 이번 두산전에서 최형우가 다시 중심을 잡아주기 바라고 있다.

KIA 선발로 예고된 외국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의 역할도 주목받는다. 헥터는 지난 16일 광주 kt전에서 7.1이닝 7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앞서 삼성전에서는 5.1이닝 12안타 9실점(7자책)으로 흔들렸다. 최근 들어 기복을 보이고 있다. 8월 이후 7경기 평균자책은 4.40. 헥터는 상황에 따라 힘을 들였다 뺐다 하는 페이스 조절이 뛰어나다. 이번 만남에서는 초반부터 집중력 있는 피칭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두산 선발로 나올 예정인 장원준은 전통적으로 좌완에 약한 KIA전에 강세를 보여왔다. 올 시즌도 KIA전에 3차례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 3.93을 기록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에서 드러나듯 KIA가 넘기 어려운 ‘벽’은 아니다. 더구나 올해 18.1이닝 동안 나온 안타수는 19개에 이른다. 장원준으로서는 고비를 잘 넘어가는 위기관리 능력을 제대로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KIA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의 컨디션이 관건이다. 버나디나는 가을 들어 KIA 공격력을 이끌었는데, 지난 17일 광주 kt전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허벅지를 다쳐 기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 20일 광주 SK전에서 선발로 복귀했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루 휴식 뒤 만나는 두산전에서는 팀 승리를 위해 조금 더 원래 모습에 가까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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