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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아르곤’ 천우희 “‘매드맥스’ 퓨리오사 같은 액션 하고파”

천우희, 기분 좋은 울림을 가진 이름이다. 영화 <써니>의 본드 소녀 상미로 강렬하게 눈도장을 찍고, <한공주>의 서늘한 연기로 떠오르는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개봉과 함께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곡성>에서는 대중적 인기까지 얻었다. 연기력 하나 만큼은 의심할 수 없는 배우 천우희가 스크린에서 안방극장으로의 첫 발을 내디뎠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르곤>은 천우희의 연기가 어디까지 변모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인터뷰를 위해 논현동의 한 카페에 자리한 천우희는 평화롭고 상냥한 분위기를 풍겼다. 작은 체구로 앉아 나긋하게 말을 이어가는 그에게 여유로움과 동시에 단단한 내면이 느껴졌다. 연기를 전공하고 독립영화부터 차근차근 출연하며 쌓인 내공이 천우희를 고요하지만 강한 사람으로 만들었을 테다. 나서지 않지만 주눅들지도 않고, 화내지 않지만 참지도 않는 모습이 <아르곤>의 계약직 기자 이연화와 겹쳐 보였다. (②에서 계속)

배우 천우희, 사진 나무액터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에 함께 출연한 문소리의 감독 데뷔작 <여배우는 오늘도>의 GV에 함께 할 생각은 있나.

“엊그제 종방연이라 계속 일을 하다가 영화를 아직 못봤다. 안 그래도 GV를 하려면 영화를 봐야 하니 오늘이나 내일 보려고 한다. 문소리 선배님이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를 찍는 동안 <여배우는 오늘도>가 개봉할 것 같다고 이야기 해줬다. 연출을 어떻게 하게 되셨냐고 물으니 처음에는 대학원 제출 때문에 했지만 주변에서 제출용으로는 아깝다고 생각을 했나 보더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 포스터 봤을 때도 바로 캡쳐해서 선배님에게 진짜 멋있다고 했다. 현실을 꼬는 듯 하지만 위트가 있다.”

―백상에서 김혜수의 손등 뽀뽀, 화제가 됐다.

“시상식 중간의 특별무대를 보고 나랑 선배님이 계속 울었다. 1부 시작을 빨리 해서 인사를 못 드려 2부 하기 전에 인사를 드리러 가서 ‘선배 안녕하세요’ 하는데 둘 다 얼굴보고 눈물을 닦았다. 선배님이 엄청 상냥하고 자상해서 ‘자기’라고 부르면서 손등에다 뽀뽀를 해주셨는데 어디서 찍으셨는지(웃음). 선배님하고 자주 연락을 주고 받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기 전에 꼭 한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사석에서 보는 것과 현장에서 호흡하는 것은 또 다르니까 꼭 같이 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나.

“매번 하는 말인데, 액션과 멜로는 꼭 하고 싶다. 정해진 나이가 없지만 빨리 할 수록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키도 작고 조그마하니까 강해 보이는 여자에게 로망이 있다. 몸을 못 쓰지는 않는다. 구기종목을 못하긴 한다. <매드맥스>의 퓨리오사가 너무 멋졌다. 내가 작으니까 크고 늘씬하고 강한 느낌이 부럽다.”

드라마 ‘아르곤’의 천우희, 사진 tvN

―영화 두 편에 드라마 한 편을 한꺼번에 했다. 이제 쉬는 건가.

“쉰 지 이틀됐다. 쉴 때는 온전히 혼자 있는 조용한 시간을 좋아한다. 올해 3월부터 계속 일을 했다. 물론 또 다음 영화를 해야겠지만, 조금은 쉬고 재정비해서 다음 작품 또 잘 해야한다. 쉬면서는 우슈(중국 전통 무술)를 배울까 했다. 예전에 <엽문>을 되게 좋아해서 다 봤는데 영춘권이 유연하면서도 강한게 너무 멋있어서. 게다가 우슈의 시초가 여자라고 들었다. 그거 보고 해보고 싶었는데 배우는 데가 되게 멀더라. 다 찾아 봤는데 매일 나가야 되고 항상 같이 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어렵겠구나 바로 접었다(웃음).”

―듣고 싶은 칭찬이 있나.

“칭찬 받으면 다 좋다. 예쁘다는 이야기도 기분 좋겠지만 제일 좋은 건 연기 잘한다는 것과… 인스타그램을 하다보니 가끔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거나 연기를 막 시작하는 친구들을 본다. 거기에 ‘언니가 롤모델이다’ ‘언니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는 말 볼 때마다 ‘내가 그 정도라고?’하며 감회가 새롭다. 내가 과연 그럴 위치가 맞나 싶기도 하다.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데 그 이야기가 정말 뿌듯하다. 짤로 내 연기를 올린다던가 ‘닮고 싶은 배우’ 이렇게 써 있는 거.”

―첫 드라마로 <아르곤>을 평가하자면.

“나는 <아르곤>에 아주 만족한다. 내가 생각한 목표치에 어려움 없이 안착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시청률이 조금만 더 나왔으면 좋겠다고 지인분들이 더 좋아해주더라. 영화 같은 경우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아르곤>은 다들 주변에서 일단 평범하게 예쁘게 나와서 좋다고 하시더라. 드물게 옷도 갈아입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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