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과 절실함으로 똘똘 뭉친 한국 여자 19세 이하(U-19) 축구대표팀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 본선 티켓을 얻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정성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 3위까지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FIFA U-20 여자 월드컵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각오가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2016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U-20 여자 월드컵에서 조별예선 탈락한 치욕을 프랑스에서 갚아야 하는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본선행 티켓을 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 감독은 “2010년 U-20 독일 월드컵에서 3위를 했다. 이후 꾸준히 참가를 했고, 2016년은 조별예선에서 떨어졌다”며 “내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는게 이번 대회 첫 번째 목표다. 하나되는 분위기에서 선수들 스스로도 티켓을 원하고 있다. 간절함 속에서 목표의식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 의지는 주장을 미드필더 강채림(고려대)에게 맡긴 부분으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강채림은 2년전 AFC U-19 챔피언십에 출전해 한국이 3위를 차지하고 티켓을 따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듬해 FIFA U-20 여자 월드컵 참가를 위해 대회가 열린 파푸아뉴기니로 이동, 현지 첫 훈련에서 오른쪽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국 강채림은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고 중도 귀국하는 아픔을 겪었다.
정 감독은 “2015년에 같이 챔피언십에 참가했고, 마지막 3~4위전에서 중국전 선제골 어시스트를 했다. 가능성이 있고 잘하는 선수”라며 “부상으로 귀국해 간절함이 있다. 이번 대표팀에 경험이 부족한데, 그런 분위기를 전해줄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고 믿음을 감추지 않았다. 강채림 역시 “많이 힘들고 좌절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이겨내고 다 털어냈다. 월드컵에 도전한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중국, 일본, 북한과 함께 아시아 4강으로 꼽히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 호주, 베트남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일본이 가장 난적으로 꼽히는데, 첫 경기 호주전부터 방심은 금물이다. 정 감독은 “첫 경기 미팅을 통해 호주전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주전만 잘하면 이후 분위기도 좋아진다”며 “2015년에 우리와 같은 조가 아니었다. 우리와 직접 해본 경험이 없고 현재 전력 자료를 구하기 힘들다. 과거 호주가 쓴 패턴, 플레이스타일을 알고 있기에 거기에 맞춰 훈련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앞서 여자 U-16 대표팀이 지난달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고 내년에 열리는 FIFA U-17 여자 월드컵 본선 티켓을 땄다. 동생들이 전해온 희소식은 언니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정 감독은 “동생들이 준우승해서 월드컵에 출전하는 만큼 우리도 언니로써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소식을 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채림도 “동생들 경기를 응원하면서 봤다. 동생들이 (월드컵을) 확정지어 부러운 마음이 컸다. 다 같이 보면서 동기유발이 됐다. 동생들이 했으니 우리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11일 대회가 열리는 중국 난징으로 출국한다. 이어 16일 호주, 19일 베트남, 22일 일본과 조별리그 경기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