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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훈의 신(新)동의보감] 몸속 온도조절에 건강유지의 비밀이 숨어 있다②

날이 덥고 목이 마르면 시원한 물이나 음료를 찾게 되고 찬바람이 불고 입김이 나올 때는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몸속 온도를 조절하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신의 타고난 몸 상태를 아는 것으로, 그에 따라 약과 음식을 선택해야 한다. 만일 ‘현재’의 몸 상태로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을 결정짓거나 입에 맞는 음식으로 몸속 온도를 조절하려고 하면, 일단 편하기는 하겠지만 이는 참 위험한 발상이다.

실례를 들어본다. 얼굴은 하얀 편인데 광대와 이마가 붉게 상기된 환자가 있었다. 그는 추위를 잘 타고 감기도 잘 걸리고 아랫배도 차갑고 해서 본인 스스로 진단하기를 ‘내 몸은 차가운 체질’이라고 생각하고, 10년 이상을 생강차나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더운 음식을 먹어 왔다고 했다.

그가 한의원을 찾은 것은 얼굴 피부가 너무 붉게 되면서 매일 술 먹은 사람처럼 보이는 것을 고치기 위함이었다. 그는 추위를 타고 찬물도 싫어서 몸을 데워 주는 음식을 계속 먹어왔다.

그런데 정작 진맥을 해 보니 가슴속에 엄청난 화기가 있어서 한숨을 자주 쉬고 약간의 우울증 증상까지 있었다. 이런 상태는 내부의 열을 식히는 것이 아주 힘들거나 불가능하게 된다. 이 때문에 몸 밖 피부의 땀구멍이 열리면서 수분을 증발시켜 온도를 조절하게 되는데, 이것이 과해지면 피부 온도가 내려가서 거꾸로 식어 버리게 된다. 몸 안의 더운 기운을 빼려고 하는 자구책인데, 피부가 싸늘하게 식어 가기 때문에 조금만 기온이 내려가도 금세 추위를 타게 되면서 더운 음식을 더 찾게 되다가 결국 얼굴 피부가 붉어지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을 환자 스스로 발견하며 고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겉으로 아무리 추위를 타도 만약 침실에서 못 자고 거실에서 자거나 침실 방문을 열고 자야 하는 이들은 속열이 아주 심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더운 음식을 섭취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 평생 냉면을 좋아하고 회도 좋아하고 얼음물을 달고 사는 사람 중에 몸속 온도가 차가운 이들도 더러 있다. 이런 현상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하복부가 냉한 체질로 태어나면 그 몸은 아랫배가 차가움을 느끼게 되고 심장과 뇌는 이를 즉시 파악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혈액을 운반하고 힘차게 기능하려고 한다. 심장의 활동이 과부하가 걸린 채 오랜 세월이 흐르면 하체는 냉한데 상체는 열이 많은 이상한 현상이 생기고, 그 열을 잡기가 만만치 않게 된다. 얼음물을 달고 사는 이유가 바로 그것인데, 아무리 찬 음식을 먹어도 열이 사라지지 않는다. 바로 상체가 더워진 원인이 하복부가 차가워 그쪽의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려는 때문으로, 이때는 따뜻한 음식이나 더운 물을 마셔야 한다. 찬물이 먹고 싶을 때도 얼음을 물고 있다가 삼키기 전에 뱉는 등 몸속으로 찬 기운이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정확한 체질개선요법을 시행하면 오래 가도 6개월 정도면 몸에서 좋은 신호가 온다. 입에 맞지 않던 음식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된다. 하복부가 차갑고 상체가 더운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면을 먹을 때 대부분 푹 익혀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남이 보면 퍼져서 못 먹을 것 같은 음식도 잘 먹는다. 이는 음식에 열이 충분히 가해져야 몸이 좋아지는 이치를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길한의원 대표원장 정병훈은 누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바둑선수단의 주치의로 활약하며 한국이 금메달을 싹쓸이 하는 데 공을 세워 화제를 모았던 정병훈 원장은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고려한의원 원장과 인동한의원 원장을 거쳐 지금은 바른길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베트남·몽골 등 해외의료봉사와 전국 무의촌지역 의료봉사 활동에 바쁜 정 원장은 대한추나학회·대한자연요법학회·사상체질의학회·대한약침학회 정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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