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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일의 다욧일기] 걷기+수다로 7km 행군…내일이면 날씬각?

운동 크루를 결성하고 하니 마음이 뿌듯하고 든든했다. ‘절대 반지’를 찾으러 떠나는 머나먼 원정에 내 편이 하나 둘씩 모이는 기분이랄까.

단톡방을 개설했다. 우리 크루의 명칭은 ‘운동남녀’. 의논 없이 독단으로 정했지만 내 다이어트 멘토 신다원과 후배 이 모 기자는 웃음으로 받아줬다.

단톡방에서는 오늘 먹은 것이나 개인적으로 한 운동 등을 소소히 나누고, 서로를 응원해 주는 이모티콘 등이 오갔다. 함게 모여 운동할 날짜도 의논했다. 또 명절 연휴기간 짬을 내 양평의 한 캠핑장에서 1박2일 단합대회도 가졌다.

땅콩 바나나 주스를 사들고 걷기에 나선 우리.

드디어 셋이 모여 운동을 하기로 한 날, 이럴 수가! 우리의 멘토인 다원이가 부상을 당해 한동안 웨이트가 어렵다는 비보를 듣게 됐다. “정말? 몸조리가 우선이지!…그럼 운동은 몸이 나은 다음부터 하지 뭐….” 풀죽은 내게 이 기자가 제안했다. “선배! 우리끼리 걷기 운동이라도 할까요?”

이 기자는 걷기 코스로 청계천을 추천했다. 퇴근 후 가방을 정동 사무실에 두고 가벼운 몸으로 출발, 광화문에서 출발해 종로5가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다. 3㎞씩 왕복 6㎞를 걷는 셈이다.

물가에 앉아 도란도란 수다를 나누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걷기에 수다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건강, 회사, 구여친·구남친, 맛집 등 다양한 수다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청계천은 행사 취재차 몇 차례 가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길게 걸어 본 것은 처음이다. 어둠이 깔리고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었다. 높은 빌딩의 불빛들과 고요하고 검은 물이 대비되며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몇몇 사람들은 ‘물 멍’을 때리며 물이 흘러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걷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다. ‘입금 전’과 ‘입금 후’가 놀랍게 달라 ‘고무줄 몸무게’로 불리는 배우 고현정의 다이어트 방법이기도 하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그는 “매일 2시간30분씩 무작정 걷는다. 산책이 내게 잘 맞는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걸어다녔더니 생각지도 않게 살도 빠지고 건강도 좋아졌다”며 걷기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다. 고현정의 그 말이 실감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운동 모임도 둘뿐이었지만, 첫 걷기에 성공한 우리는 한껏 고무됐다. 두번째 걷기에서는 경향신문사에서 왕십리 역까지 7㎞ 이상을 걸었다. 우리는 늘 같은 코스를 걸으면 지겨우니 다음번엔 한강도 걷고, 남산도 걷자며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아이들처럼 신바람에 휩싸였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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